지금으로부터 30년전이었나보다.
주말마다 전국의 산을 등반하는것에 취미를 붙였던 때가 있었다.
직장 동료 한명 꼬셔서 등산동호회를 따라다녔었다. 주로 40~50대 분들이 많았고 우리는 굉장히 젊은 편이었다.
아마도 내장산등반 할때였던것 같은데 ..
친구와 좀 떨어져서 올라가다가 뒤돌아보니 아무도 없는 상황이었다.
근데 문제는 조금 늦은 가을이었던것으로 기억나는데 싸리눈같은것이 내리고 있었고 결정적으로 나는 먹을것을 전혀 챙기지 않은 상태였다. 친구 배낭에 다 들어있었기때문에...
한기와 함께 격렬한 허기도 같이 몰려오는 상황. 갑자기 발을 내딛으면 달달달 떨리는 저혈당 상태가 되어버린것..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도 없었고 너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거의 산 정상에 가까왔기에 다시 내려갈수 있는 체력이 없는 상태였다.
한참을 멍하니 그곳에 서있었다.
저 멀리서 어떤 아저씨가 보였다. 처음보는 아저씨지만 너무나 반갑게 달려가서 말했다
"아저씨. 혹시 먹을것 좀 있으세요? 제가 아무것도 없어서 도저히 못내려갈것 같아요"
나는 원래 극 내향인이다. 그런데 어떻게 저런 용기가... 생겼는지
아저씨는 아무말도 없이 배낭을 열어 락앤락에 들어있던 족발을 꺼내주셨다.
새우젓도 조용히 옆에 놔두셨는데 원래 나는 족발을 싫어했다.아니 별로 먹어볼일이 없었다.
근데 그날 그 추운날 눈발 날리는 그 산위에서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주저앉아서 뜯던 그 족발은 인생족발이었다.
너무 신기하게도 허기가 가시니 손떨림도 바로 없어지고 고마운마음에 그 아저씨가 묻는 말에 정말 성심성의껏 대답을 다하고 마치 극 E 성향의 사람처럼 나불나불 어색한 시간을 메꾸며 내려왔었다.
유튜브 보다가 족발이 나오길래 생각나서 써봤다. 벌써 30년이네.... 아이구 시간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