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릴때 자란 동네근처에서 오십넘은 지금도 살고 있어요.
직장다니면서 아이 키우느라 친정 부모님 근처로 신혼때 다시 이사를 왔는데 어제 우연히 예전에 살던 지금은 재건축해서 아주 고층아파트가 되긴했지만 중고등학교떄랑 처녀때 살던 데를 걸어서 올 기회가 있었는데 비오고 난뒤 시원한 공기며 심지어 동네 상가도 변하지 않은데도 있으니 예전에 젊을때 내가 된 것 같은 느낌이였어요.
여기를 매일 지나던 그때는 뭐든지 누구든지 좋게 보려는 고운 마음이 있었고 학교 시험을 못보면 다시 하면 된다고 얘기해주는 친정 엄마말에 위로 받고 다시 책상에 앉을 수 있었는데요. 오십이 넘은 지금 아둥바둥하지만 이제 인정해야하는 실패한 결혼생활도 죽을동 살동 열심히 하고 있지만 이제 퇴직이 얼마 안남은 직장도 아이는 아이대로 본인 인생을 찾아 떠날거라는 생각에 그냥 오늘만 최선을 다해 살자라고 다짐하지만 매일이 힘드네요.
결혼하니 나한텐 도통 관심도 없고 어떤땐 달도 별도 따줄 것 같다가 어떨땐 냉정하고 차갑기가 어름장같던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고 시작한 사업이 잘안되니 아침에도 저녁에도 똑같은 모습으로 거실 소파에서 아침에는 축구를 보고 저녁에는 나는 솔로를 보고 있는 모습을 5년넘게 보고 있자니 이제 더 버티면 내가 몸이 아프겠구나 싶어서 아이 독립하면 정리를 하려고 해요.
어디서부터 실타래를 풀어야할지 모르겠는데 아이나 저땜에는 휴가 한번 안쓰고 제 생일에도 골프를 치러 나가던 남편이 밤이나 낮이나 집에 있으면서 집이 지저분하고 정리가 안되어 있다고 부부싸움할때마다 집구석이 어쩌구 저쩌구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둥 그러면서 돈벌어오는건 당연하게 생각하는 모습에 어처구니가 없다랄까요. 부부상담같은건 일찌감치 남편이 반대했고 저혼자 상담은 많이 받았지만 해결은 안되었구요. 남편이 작년에 치매증상이 있는 시어머님을 근처로 모시고 왔는데 본인이 케어하고 저보고는 가끔 얼굴만 비추라고 했지만 어디 그런가요. 반백수 남편에 초기치매 시어머님에 입시생인 아이에 회사에선 나이에 직급이 있으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고 눈뜨면 다른 세상에 있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