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남편이랑 싸웠는데 좀 봐주세요.

어제 막국수 먹으러 갔다가 주차문제로 시비가 생겼어요. 

한적한 동네였고 주차할 곳은 찾아보면 좀 있었는데 어제는 공휴일이라 쉬는 업장 앞에다가 했어요. 

그래도 혹시 몰라 전화기를 붙잡고 있었는데 전화가 온겁니다. 평소에는 제가 운전하는차인데 제가 몸이 안좋아 남편이 차를 빼주러 나갔어요. 

저는 지금 임신8주차고 절박유산 진단받아 조심히 생활하는 중입니다. 입덧으로 고생중이고 냉면이나 막국수정도나 먹히거든요. 기운없이 앉아있는데 남편이 화가 잔뜩나서 온겁니다. 들어보니 제 전화번호가 종이에 꼽아둔 건데 썬팅에 마지막 자리가 가려서 여러군데 전화를 건 차주가 열받아서 남편한테 뭐라고 한 모양입니다. 

 

화가 난 포인트는 "상습적으로 이러려고 일부러 번호를 가리고 다니는거 아니냐" 는 말이었습니다. 화가났지만 잘못한 부분이 많으니 연신 사과만 하고 와서 분하답니다. 

그러더니 본인은 밥 못먹겠다며 다시 나가서 사과를 받고 와야겠다는겁니다. 안그러면 고소하고 싶다고 합니다. 그러고 나가더니 상대가 없어져서 저한테 차주 전화번호를 달라고 합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열받을만하다. 근데 그렇게 말할정도의 사람이면 사과를 하겠느냐. 오히려 싸움만 커질 수 있으니 일단 밥을 먹고 정 그러면 집에가서 전화를 하던 해라. 지금 대면해서 만나서 분위기 험악해지고 폭력이라도 나오면 어쩌냐. 그랬더니 그러면 땡큐랍니다. 절대합의안해줄거라면서요. 

 

그말에 제가 화가 났습니다. 너는 니 앞에 있는 부인이랑 애기는 안보이냐. 지금 유산기 있어서 하루하루 조심하거 있는데 아빠가 되가지고 경찰서며 병원 들락날락거릴 지도 모를 상황을 땡큐라고 말하고 있냐. 혹시라도 유산되면 너 감당할 수 있겠냐.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냐. 그랬더니 씩씩거리면서 앉아서 밥은 다 먹더군요. 

 

남편은 너무 억울하고 본인이 감정하나 조절못하는 바보가 된 기분이 들어 제 말이 기분 나쁘답니다. 번호가려놓은 잘못이 있는제가 그런말할 자격은 없다면서요. (번호가려진건 제가 사과했고 그건 실수이기때문에 두세번 말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도돌이표같은 대화만 이어졌고 남편은 대체 너는 누구편이냐고 묻습니다. 저는 누구의 편이아니라 이순간 아이를 지켜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어요. 전혀 남편은 이해가 안되는 표정이길래 제가 물었습니다. 너는 혹시 내가 아이를 이용하고있다고 생각해? 그랬더니 맞답니다. 

 

저는 이 말에 더이상 대화가 불가하다고 판단했고

아무래도 애를 날때까지 나는 외로운 길을 가겠구나 싶었습니다. 

만약 제가 반대 입장이었다면, 임신한 아내를 차빼는데 보냈으면 험악한 꼴 볼뻔했으니 보내지 않은게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을겁니다. 그리고 밥 먹기 전에는 이런 일이 있었다는 티도 안냈을겁니다. 

안그래도 입덧하느라 밥도 안넘어가는 사람 마음 불편하게해서 소화도 못할텐데 뭐하러요. 

그리고 타인에게 오해받은거야 억울하지만, 지나가는 사람들 성격이 다 제각각이고 그중에는 말이 험하고 무개념인 사람도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 모두 다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와 관계된 사람과의 갈등은 온힘을 쓰지만 아닌 사람들은 때로는 똥밟았다 생각하고 지나갈 때도 많아요. 그냥 어깨빵같은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 정도의 에피소드라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아직도 억울해 죽겠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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