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보완수사 폐지론의 조급증, 무모함, 무논리를 비판한다

https://www.facebook.com/share/19DG2YFHyX/

 

보완수사 폐지론의 조급증, 무모함, 무논리를 비판한다

장윤기 사건의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검찰의 보완수사로 속속 드러나자 검수완박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비상이 걸린 것 같다. 경찰 수사를 통제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일치된 의견을 내놓는다. 그럼에도 검찰 보완수사는 안 된다고 한다. 경찰 수사 통제는 그것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어느 국회의원, 검찰개혁의 이론을 제공하는 어느 법률가가 경찰 통제로 내놓은 방안을 보니 이런 대목이 있다.

.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는 검사의 영장청구권 독점, 기소독점주의,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권 행사, 경찰 수사에 대한 독립적 외부 감독기구 설치, 시민 참여와 피해자 권리 확대, 국가인권위원회 등 다층적 외부통제체계로 이루어지는 게 바람직하다.”

 

“경찰에 대한 견제는 법원의 사법통제, 공소청의 영장청구권 행사와 기소·불기소 결정, 보완수사요구, 증거배제법칙, 독립적 경찰감독기구, 시민 참여와 피해자 권리 확대, 국가인권위원회 등 다층적 외부 통제체계로 이루어져야 한다.”

 

오늘 한겨레신문을 보니 검수완박을 주장하는 어느 변호사는 상피 제도를 제안한다. 경찰 수사가 미덥지 않을 경우에는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하면 된다는 것이다.

.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형사절차를 모르는 분들은 “혹”할 수 있다. 먼저 경찰의 수사를 견제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제시하니 안심이 될 것이다. 또 특히 “다층적 외부 통제”라는 말을 들으면, 역시 검수완박을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이런 것을 예상해 대응 계획을 다 갖고 있구나 하고 신뢰감마저 들 것이다. 상피제도에 이르러서는 무릎을 칠지 모른다. 저런 제도를 도입하면 부당한 경찰 수사를 막을 수 있는데 보완수사 유지론자들이 괜한 겁을 준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

 

그러나 “미안한 말이지만, 저런 제도로는 장윤기 사건과 같은 경찰 수사를 막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단언하고 싶다.” 하나하나는 우리 형사사법 절차에서 필요하거나 도입을 논의해 볼 수 있지만 적어도 연간 200만 건 가까이 처리하는 경찰의 수사 사건을 통제하는 장치가 될 수는 없다는 말이다.

.

 

장윤기 사건은 살인 사건 자체를 덮은 게 아니다. 이제까지의 보도를 보면 이 사건은 수사 과정에서 관련 증거를 고의 혹은 과실로 처리해 사건의 성격이 바뀐 것이다. 그런 사건을 어떻게 검사의 영장 청구권으로, 법원의 사법 통제로 밝힐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런 사건은 경찰이 필사적으로 숨기려고 하는데, 어떻게 보완수사 요구로 밝힐 수 있다는 말인가. 시민 참여? 아마 이것은 수사심의회나 최근 시민 주도 형소법안에서 말하는 공소심의회를 말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위원회가 몇 시간 회의를 해서 저런 것을 밝힐 수 있다는 말인가? 국가인권위원회? 내가 인권위에서 일한 인권위 전문가이지만 인권위는 저런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곳이 아니다. 상피제도? 경찰관 사건도 아니고 경찰관 가족의 사건인데 그런 사건을 전부 중수청에서 수사한다?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전국의 경찰관 수가 얼마인지 아는가. 무려 13만이다. 그 가족까지 포함하면 수십만 명이다. 그들 사건을 중수청이 담당한다면 중수청은 ‘경찰 및 경찰가족 수사청’이 된다. 그리고 이런 강력 사건은 수사 초기 대응이 중요한데 중수청이 무슨 수로 그리 할 수 있겠는가. 그게 가능한 일인가.

.

 

무릇 근대 국가의 형사절차란 A, B, C가 있다. 경찰 수사는 검사가 통제하는 것이고, 검사의 결정은 법원이 통제하는 것이다. 그래야 모든 사건을 빠짐없이 통제할 수 있다. “검사제도는 원래 경찰 수사를 통제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보완수사권은 이 기본 틀에서 나오는 검사의 당연하고도 필연적인 기능이다. 이 절차의 기본을 애써 부인한다면 우리의 사법제도를 뿌리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 검사제도를 폐기하고 근대 국가에서 생각하지 못한 기상천외의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을 지금 해보자는 것인가. 그게 도대체 현실적인 사고인가.

.

 

나는 보완수사까지 폐지하려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그 조급증, 그 무논리, 그 무모함이 우리 형사사법 체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검찰개혁을 해서는 안 된다.”(2026. 7. 9.)

최근 많이 읽은 글

(주)한마루 L&C 대표이사 김혜경.
copyright © 2002-2018 82cook.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