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국회에서 강행 처리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7일 시행된 가운데, 미 국무부는 8일 본지에 “네트워크법(Network Act·정통망법) 개정안이 과도한 콘텐츠 규제를 초래하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심각한 우려(significant concerns)를 갖고 있다”며 “한국은 미국 기업들에 과도한 부담을 부과해서는 안 되며, 법 시행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검열(censorship)을 요구하는 수단(mechanism)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법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허위·조작 정보’와 ‘차별 혐오 표현’에 대한 징벌적 책임을 묻는 게 골자인데, 자의적이고 모호한 규정 때문에 정치권력이 국민·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국무부는 이날 “우리는 개정안 시행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한국 정부와) 주요 이해관계자들, 특히 미국 테크 기업과의 지속적인 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미국은 모든 사람을 위한, 자유롭고 개방된 디지털 환경(free and open digital environment)을 조성하기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정부 인사들은 우방인 유럽을 향해서도 디지털 규제로 표현의 자유가 위축 받는 상황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해 12월 정통망법이 국회를 통과했을 때도 국무부가 공식 입장을 내고 “개정안이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다” “한국은 디지털 서비스에 불필요한 장벽을 두어서는 안 되고, 미국은 검열에 반대한다”라고 했다.
특히 변호사 출신으로 수정 헌법 1조(표현의 자유) 사건을 많이 다룬 사라 로저스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은 개정안이 “한미 기술 협력을 위협한다”고 공개 비판했고, 4월 방한(訪韓) 당시 카운터 파트인 임상우 외교부 공공외교 대사와 만나 이런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로저스는 방한 직후 워싱턴 DC에서 본지 등과 가진 간담회에서 “표현에 대한 과도한 검열을 제한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간 적절한 단계별 소통이 확실히 이뤄지길 원한다”고 했다. 국무부는 이날 “로저스 차관은 올해 초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나눈 생산적인 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면서도 “모호하게 작성된 조항이 플랫폼으로 하여금 표현을 과도하게 검열하게 만들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며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