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가 다니는 밭이 있어요
다니던 주말집 정리하고 임대로 집에서 30분 거리 밭에 다니고 있는데요
단위가 작지는 않고 여러 세대가 50평 이상씩 하고 있어서 옆 밭 보는 재미도 있구요
그 밭에 주인분 어머님이 90세시고 근처에서 밭도 하시니까 자주 뵙거든요
그런데 이 분이 정말 너무 멋진 분이세요
나이들면 이런 여인이 되어야겠다....하는 저의 요즘 롤모델이시랍니다
간섭은 잘 안하시는데 딱 포인트만 얘기해 주시고 (시기에 맞는 작물이나 재배법등 농사에 관련된)
잘했다~이쁘다(제 밭 작물이나 꽃)~고맙다~이런 말씀을 정말 자주 하세요
잘 안 들리시는데 기가막히게 입모양 제스처를 보시고 다 알아들으시고 대화 무지 잘됩니다
그리고 센스가 말도 못해요 바쁜 것 같으면 할 말만 하시고 얼른 일 보라고 하고 서둘러 가십니다
어제는 저만 주고 싶으셨는지 겨드랑이에 노각 하나를 끼고 오셔서 손으로 쉿!! 이러고 주고 가십니다
제 밭에 일반오이만 있거든요ㅋㅋ
딱 제가 없는 것만 그렇게 챙겨주세요 양파 마늘...초봄에 귀한 상추도 포기채 뽑아주시고...
이 여인분이 너무 귀여워서 제가 꼭 손 잡아드리고 안아드리고 해요
늘 하시는 말씀이 욕심부리면 안 된다고 하세요 나누고 살고 자식에게도 해줄수 있으면 해주고 살라고요
당신은 그래서 다 자식들 잘 되었다고 (실제로 자식들 다 잘되었어요)
그냥 딱 보면 조그마한 시골 할머니로만 보이시지만 알면 알수록 지혜롭고 굉장히 총기 있으시고
그 연세에 손은 얼마나 빠르고 야무지신지 사부작 사부작 밭이 늘 정갈하세요
요즘 밭에 도착하면 할머니 나와계시나 먼저 찾아보게 되고 계시면 저도 모르게 두 손 번쩍 들고
막 흔들면서 인사하게 됩니다ㅋㅋ
이런 인연도 있네요 오래오래 건강하게 밭에 계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