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오랜만에 내 고향 청주에 갔다

스무살에 떠나온 고향에 엄마를 모시러 갔다.

내일 오촌 조카의 결혼식이라 서울 가는 길에 청주에서 엄마를 픽업했다.

 

미원ic로 들어갔는데 미평이면 옛날에 돼지치던 동네

거기 살던 짝꿍이 있었는데 지금은 이름도 생각이 안 난다

엄마가 안계시고 아빠랑 살던 애였는데 몸에서 냄새가 심하게 났었다.

앞에서 십등까지인 아이들과 뒤에서 십등까지인 아이들을 짝지어 앉혔다.

어느날 전교에서 날리던 우리 언니가 사회공책을 좀 달라고 왔는데

내 짝이 얼른 가서 사회공책을 줬다.

얼마 후 언니가 사회공책을 돌려줬는데 

그 짝이 

"**언니가 내 사회공책 어디를 봤을까?"

하면서 좋아했다.

나는 옆에서 픽 웃고

집에서 언니한테 그 공책에 뭐 볼게 있더냐고 물었다.

"그냥 갖고 있다 돌려줬어. 그렇게만 해도 걔가 좋아할 것 같아서."

나는 그때 사람에게 마음이 있고 그 마음을 보살펴주어야 하는 것을 처음 알았다.

 

내가 나온 중학교 근처에서 엄마를 픽업해서 서청주쪽으로 나오는데 

청주고 앞에 플랭카드가 붙어 있더라

이번에 당선된 누가 청고 출신이라고 

 

가로수가 늘어선 고속도로로 가는 길에서

김자옥이 생각났다. 김자옥이 젊을 때 나오던 김수현의 멜로드라마 

주제가가 나올 때, 김자옥이 바바리코트를 입고 이 거리를 걸었다.

청주의 문학 동아리 출신인  김수현은 절필을 한 것 같고

김자옥은 하늘나라로 가고

참 세월이 많이 지났다.

 

당시에는 이 길을 지나야 서울로 갈 수 있었다.

지금이야 사방팔방 고속도로가 뚫려 있지만

당시에는 청주ic 하나밖에 없었다.

 

그 길을 지나 먼길을 돌고 있고,

나는 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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