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곳으로 이사 온 지 십여 년 동안,
아파트 관리소장님이 바뀐 것만 해도 수십 번은 족히 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참 사람 좋고, 바른말을 하시던 소장님이 또다시 억울하게 자리를 떠나셨습니다.
이 고질적인 악순환의 중심에는 직업 없이 종일 아파트에 상주하는 1층 거주 입주대표회의 회장이 있습니다.
회장은 70이 다 되어가는 할아버지인데
1층인 자기 집 안이 들여다보인다는 사적인 이유로 펜스를 치고 나무를 심기 시작했습니다. (비용은 어떻게 처리했는지도 궁금하네요.)
그리고 그 사유화된 노동을 조경반장에게 시켰습니다.
고용의 생사여탈권을 쥔 회장에게 잘 보여야 하는 조경반장은 뙤약볕 아래서 커다란 들통을 끌고 다니며 회장 집 앞 화단에 지극정성으로 물을 주더군요.
그 충성의 대가로 그는 일자리와 독점적인 개인 초소를 얻어냈습니다.
정작 본연의 업무인 아파트 전지작업 후 뒷정리는 청소 아주머니들에게 떠넘겼습니다.
"회장 집 앞은 상전 모시듯 열심히 하면서, 정작 힘든 청소는 왜 우리에게 시키느냐"라며 아주머니들의 원성이 자자해요.
이 조경반장과 경리 여직원은 회장의 눈과 귀가 되어 소소한 일까지 고자질하며 권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바른말을 하던 선량한 관리소장님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모함해 결국 사직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부조리한 악순환을 끊어내고자 제가 직접 입주민 대표 회장으로 출마해 아파트를 바로잡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동대표 후보인 치과의사는 아파트의 공익이 아닌,
본인 집의 불법 전실 확장을 정당화하려는 사익을 위해 출마했다고 합니다.
슬프게도 단지 내에 이미 전실을 무단 확장한 세대가 많아,
이 이기적인 연대 앞에서는 상식적인 대화조차 통하지 않을 것 같다는 무력감이 듭니다.
왜 세상은 이토록 욕심 많은 이들이 득세하고, 그 부조리에 상처받아 떠나는 이들은 언제나 선량한 사람들의 몫이어야 하는지 참으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안타까움과 씁쓸함이 깊어지는 아파트의 하루입니다.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