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틀렸다
2026.06.22.
한동훈은 국힘당이 발의한 사전투표제를 폐지하고 부재자투표와 본투표 이틀 , 투표소에서 바로 개표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동의하며 그 이유를 오늘 채널 A 에서 밝혔다 .
< 한동훈 " 사전투표 없애야 , 먼저 찍고 후회 생겨…득보다 실 큰 제도 “>
https://www.news1.kr/politics/assembly/6204284
국힘당의 개정안은 본인이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생각했던 것이라며 마치 상당한 시간 고민한 결과인 것처럼 말하지만 , 아마 본격적으로 투표지 부족 사태의 원인 규명과 선관위 개선방안 , 그리고 투개표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가 진행되면 한동훈은 자신의 주장을 거둬들여야 할 것이다 .
한동훈과 국힘당이 저런 투개표제도의 개선 ( 개악 ) 방향으로 민주당과 맞서면 100 전 100 패 할 것이다 . 왜냐고 ? 한동훈과 국힘당의 공선법 개정안은 현행 사전투표제보다 훨씬 문제가 많다는 것이 드러날 것이고 , 한동훈은 절대 국민들을 설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
필자는 이미 한동훈과 국힘당의 개정안은 개선이 아니라 개악이며 , 최악 중의 최악이라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한 바가 있다 . 한동훈은 과연 필자의 주장에 제대로 반박하고 설득할 수 있을까 ?
< 부재자투표도 사전투표의 일종인데 ?>
https://www.facebook.com/enky.ryu/
한동훈은 사전투표와 본투표 사이가 가장 뜨거운 시기인데 그때 터지는 이슈는 사전투표를 한 30% 가까운 분들에게 반영이 안 되기 때문에 그 결과 찍어놓고 후회하는 분들이 생기기가 쉽다고 주장한다 .
아울러 " 사전투표 전까지의 선거 전략과 사전투표와 본투표 사이의 선거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 . 사전투표 이전까지 얌전하게 가다가 이후 마타도어를 마구 쏟아내더라 " 며 사전투표 이후 표심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을 상대로 마타도어를 펼치는 문제점도 있다고 했다 .
이에 한동훈은 " 선거 제도는 심플해야 민의가 반영되기 좋기에 그런 면에서 사전투표제는 득보다 실이 큰 제도라며 그래서 바꾸자는 생각에 공감해 공동 발의를 하게 된 것 " 이라고 했다 .
얼핏 보면 한동훈의 말이 틀리다고 할 수 없다 . 하지만 한동훈은 부재자투표 역시 일종의 사전투표로 현행 사전투표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고스란히 그대로 갖고 있다는 점 , 그리고 본투표 이틀 중 첫날 역시 실질적인 사전투표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
한동훈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 사전투표제도를 폐지하고 사전투표의 일종인 거소투표 , 선상투표 , 재외국민투표도 폐지하고 부재자투표 도입을 하지 말고 대만과 같이 오로지 당일투표 하루만 해야 한다 . 사전투표를 폐지하는 대신 부재자투표를 도입하고 거소투표와 선상투표는 그대로 존속시키고 본투표도 이틀 간 실시하겠다는 것은 자신의 주장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
국힘당과 한동훈이 제안하는 선거제도 ( 투개표제도 ) 는 심플한 것이 아니라 더 복잡해지고 더 신뢰성이 훼손되는데다 비용도 훨씬 많이 들어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다 . 더구나 선관위의 업무를 가중시키고 , 실수와 오류를 더 발생시켜 관리가 힘들어진다 . 선관위를 개혁하자고 하면서 투개표제도를 복잡하게 만들고 관리를 더 어렵게 만드는 개정안이 말이 되는가 ?
한동훈은 사전투표가 본투표보다 4~5 일 전에 시행되기 때문에 선거운동기간이 사실상 4~5 일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
사전투표와 본투표 사이의 기간 동안에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에 영향을 받을 수 있고 , 또 그 기간 동안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사전투표를 한 유권자가 표심을 바꿀 수도 있는데 사전투표로 인해 자신의 진정한 표심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
그리고 본투표가 임박해지면 마타도어가 심해지는 원인도 사전투표 때문이라고 했다 .
이 지적과 주장이 모두 맞다고 하더라도 부재자투표도 사전투표와 똑같이 이런 부작용을 가지게 되어 사전투표 폐지의 이유가 되지 못한다 .
그리고 이 지적과 주장이 옳은 것도 아니다 .
사전투표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미 자신이 누구에게 표를 줄 지를 결정한 사람들로 진짜 중대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표심을 바꾸지 않을 사람들로 정당이나 후보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사람들이다 . 진보 진영 ( 민주당 ) 의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많이 하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 아직 누구에게 표를 줄지 결정하지 않은 사람들이나 좀 더 지켜보겠다는 사람들은 사전투표를 유보하고 당일투표를 한다 . 유권자들은 이런 점들을 고려하여 사전투표를 할지 당일투표를 할지 결정하는 것이다 .
사전투표가 사실상 선거운동 기간을 4~5 일 단축시킨다고 생각한다면 선거운동 기간을 지금보다 4~5 일 늘리면 된다 .
현행 공직선거법상 공식 선거운동기간은 원칙적으로 후보자등록 마감일의 다음 날부터 선거일 전날까지이다 .
이를 실제 선거에 적용하면 , 대통령선거는 22 일 , 국회의원선거는 13 일 , 지방자치단체장 · 지방의원 선거는 13 일 , 재 · 보궐선거는 보통 13 일이 선거운동 기간이 된다 . 지금도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의 선거운동 기간이 차이가 나는데 필요하다면 선거운동 기간을 늘리지 못할 이유가 없다 .
사전투표 때문에 마타도어가 심해진다는 것도 사실을 과장하는 것이다 . 사전투표 때문이 아니라 원래 선거는 막판으로 갈수록 마타도어가 심해진다 . 불리하다고 느끼는 후보나 정당이 마타도어로 역전시켜보려 하기 때문이다 .
사전투표 후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판세를 분석한 후보들이 마타도어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 사실은 사전투표가 없더라도 각 후보와 정당들은 선거일 직전까지 여론조사를 하며 표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그에 따라 전략을 수정한다 . 즉 , 사전투표가 없더라도 각 후보 진영은 선거 전일까지 여론조사를 통해 판세와 결과를 예측하고 마타도어로 더 세게 밀어붙일지 여부를 결정한다 . 사전투표에서 누구에게 표를 주었는지 여론조사 한 결과나 사전투표와 관계없는 일반 여론조사 결과는 공개할 수 없기 때문에 사전투표를 하지 않은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없는 것은 똑같다 .
사전투표에서 누구에게 표를 주었는지에 대한 여론조사는 할 수 있지만 일반 여론조사는 할 수 없다고 한다면 , 사전투표가 막판의 마타도어를 심화시키는 요인일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 어차피 일반 여론조사도 하고 이를 후보나 정당이 참고하여 전략을 수립하기 때문에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
그리고 사전투표에서의 표심을 분석하는 것은 어려워 자칫 오판할 수도 있다 . 사전투표는 좌파 진영 ( 민주당 )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하기 때문에 최종 개표결과와 큰 차이를 보이는데다 지역에 따라 그 강도가 달라 그 결과를 선거전략에 어느 정도를 반영해야 할지 가늠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
사실 후보들은 여론조사보다는 피부로 느끼는 민심 변화에 더 민감하고 이를 더 선거전략에 반영하게 된다 . 사전투표 때문에 마타도어가 심해진다는 주장은 처음 선거를 한동훈이 그렇게 느낄 뿐이다 . 선거를 직접 많이 치러본 후보들은 선거 막판에 마타도어가 심해진다는 것을 상수로 두고 대책을 세우고 선거전략을 짠다
한동훈은 지금이라도 자신의 주장이 모순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국힘당 개정안에 동의한 것을 철회하라 . 그리고 좀 더 투개표제도에 대해 공부하고 천착하는 시간을 가지시라 .
PS. 투표지 부족 사태의 원인에 대해 온갖 말들이 많고 대책들도 내놓지만 , 사실 원인은 간단하고 대책도 심플하다 .
선관위가 본투표지를 선거인의 50% 를 하한선으로 설정한 것은 바람직했다 . 사전투표율이 높아지고 당일투표율이 낮아지는 추세에서 굳이 예전의 60% 하한선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 비용도 줄이고 잉여 투표지 량을 줄임으로써 부정선거음론자들이 제기하는 의혹도 불식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
취지와 목적은 좋았는데 평균의 함정에 빠져 각 투표소별 투표지 공급량을 일률적으로 했던 것이 문제였다 . 과거의 투표율 추이와 사전투표에 대한 보수 / 진보 진영의 선호도 차이 , 각 투표소 유권자의 성향을 반영하여 투표지 수를 배분했으면 투표지 부족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
각 투표소에 일률적으로 선거인 수의 50% 만 투표지를 배분했더라도 여유분으로 준비한 투표지를 무번호로 하지 않고 일련번호를 인쇄해 보유하고 있었으면 투표지 부족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
투표지 부족 사태가 일어난 송파구의 현황을 보면 , 서울시장선거 , 송파구청장선거 , 비례대표서울시의회의원선거 , 비례대표송파구의원선거 , 서울시의회의원선거 , 송파구의원선거 , 교육감선거 모두 선거인수의 50% 인 280,000 매를 각각 인쇄하여 각 투표소에 선거인수 50% 에 해당하는 투표지를 배부했다 . 여유분으로 서울시장선거 , 비례대표서울시의회의원선거 , 비례대표송파구의회의원선거 투표지는 각각 2,000 장을 무번호 투표지를 , 서울시교육감선거 투표지는 각 선거구별로 1,000 장 , 서울시의회의원선거 , 송파구의회의원 선거 투표지는 각 선거구별로 각각 2,000 장을 무번호 투표지로 준비했다 .
여유분으로 준비한 투표지를 일련번호가 인쇄된 투표지로 준비한 것이 아니라 무번호였던 것이 이번 사태의 화근이 되었다 . 만약 여유분을 일련번호가 인쇄된 것으로 준비했더라면 투표지가 부족했을 때 곧바로 여유분 투표지를 공급했으면 투표를 늦게까지 하는 사태를 발생하지 않고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
무번호로 해 놓다보니 배부할 때마다 일련번호를 일일이 수기로 작성해야 했고 , 7 종류의 투표지에 모두 일련번호 6 자리를 수기로 적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지급도 그만큼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 송파구 선관위에 남아 있었던 직원은 3 명 밖에 없어 일련번호 수기 작성과 배송하기에 벅찼던 것이다 .
여유분은 기지급한 투표지가 부족할 때를 대비해 보충 지급코자 준비한 것일 텐데 , 지급 상황이 발생하면 어차피 일련번호가 있는 투표지를 교부할 수밖에 없는데도 여유분을 왜 일련번호를 인쇄한 투표지로 준비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
여유분도 일련번호가 적혀 있으면 총 몇 장의 투표지를 준비했는지 확인도 가능하고 잉여분의 발생량도 체크하기 편했을 텐데 말이다 .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은 일련번호가 없는 무번호 투표지를 여유분으로 준비했던 것에 있었다 . 이 단순한 사항만 지켰더라면 사상 초유의 투표지 부족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
무번호 투표지를 여유분으로 준비하면서 투표지 부족이 발생했을 때 여유분 투표지를 어떻게 공급할 지에 대한 매뉴얼이 없어 우왕좌왕 했다는 것은 선관위가 얼마나 무능하고 나태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