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다녀왔어요.
저는 50대 중반 평범하고 조용한, 조심성 많은 엄마입니다.
투표 당일, 용지가 부족하다는 sns를 보는데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는 걸 보고
혼자 '어어 저러면 안되는데, 투표 안끝났는데 저러면 안되는데'만 외쳤고,
어떻게 이런 일이 있나 하는 생각에
밤에 잠을 설쳤어요.
이후 뉴스에는 별 소식 없이 개표가 이루어졌고, 다음날 송파에서 공권력 투입되고 올공에 사람들이 모이는 일련의 흐름을 눈으로만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부터
이간질하는시키는 사람들이나타났고
여기저기 싸움이 나고
모임의 본질을 흐릴려고 한다는 영상이 뜨는 거예요.
부정선거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재선거만 외치는 것이 의도적으로
사안을 작게 만들려는 것이라는 사람들과
부정선거 표현 쓰면 잡혀간다는 사람들도 있고...
혼란 그 자체인 것 같았어요.
며칠 계속 보았다보니
의도를 가진 말 몇마디에
한 집단이 순식간에 분열되고 혼란에 빠지며
서로를 비난하고 의심하게 되는 과정이 보였어요.
투표권이 무시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닌데
그 일로 모인 사람들이 사분오열하는 것을 보니
두려움이 생기면서
생전 처음 나라가 잘못되는 건 아닌지,
거기 나가 있는 내 자식 같은 젊은 아이들이
마음과 몸을 다치지나 않을지
너무나 걱정이 되었습니다.
월요일이 되자 젊은이들한테만
이 사안을 맡겨놓고
뒷전에서 구경만 하며
입으로만 걱정하고 있는 제 자신이
부끄럽게 생각되었습니다.
sns에는 출근하고 학교가는 동안
올공이 걱정된다는 글이 올라오는데,
그렇다고 제가 그곳에 가자니
막연히 무서워지는 거예요.
그런데 자식 같은 아이들이 있는데
엄마인 내가 무섭다고 피하면 되겠나 하는 데
생각이 미치자
용기가 나서 발걸음을 옮겼어요.
5호선 올림픽공원 역에서 내리니
월요일 한낮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가길래
저도 따라갔습니다.
맨 처음
스케치북에 피켓 만들어주는 봉사자들이 있었고
그 뒤 나무 아래 잔디밭에는
돗자리 펴고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앉아 계셨어요.
물 라면 등을 나눠주는 테이블도 있었구요.
조금 더 가보니 인스타랑 뉴스에서 보던
작은 광장이 있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둘러서서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를 외치고 있었고 그 뒤쪽 나무그늘 아래에는
어르신들이 돗자리 위에 피켓을 들고
삼삼오오 앉아있었습니다.
긴장하며 갔는데 자유롭고 질서정연했어요.
노인분들도 매스컴에서 보던 추태는 전혀 없었고
매너 좋으셨어요.
곱고 조용한 중년 여성들이
두세 분씩 선글라스 쓰고 모자 쓰고 많이 다니셨어요.
좀 의외의 분위기였답니다.
저는 세 시간 남짓 있다가 귀가했습니다.
5시가 넘어가니
젊은이들이 점점 많이 오기 시작했어요.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젊은 세대와 중노년 세대가
각자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게
서로 다른 시간대를 지켜주니
이 모임이 쉽사리 흐지부지 되지는 않겠구나
생각들었습니다.
온라인 상에 오가는 얘기는
현실하고 많이 다르다는 걸 확인했어요.
이 경험을 나누는 사람이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적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