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거 요구가 계속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요구해야하는지는 별로 이야기가 안 되는 느낌이네요. 건조하게 절차에 대해서만 설명해보겠습니다.
먼저 선거의 효력에 대한 판단은 행정부가 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짚어야 합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상 기구인데, 입법, 행쟁, 사법 모두에서 독립된 별개 기관입니다. 그래서 선거관리위원회의 권한에 속한 결정은 대통령이나 행정안전부 장관이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대통령이나 여당 붙잡고 난리를 쳐도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공직선거법에 따른 절차만이 가능할 뿐입니다.
이제 공직선거법에 따른 절차를 설명합니다.
선거의 효력에 대한 다툼은 선거소송으로 하는 것이 원칙니다. 법원에 소를 제기하여 법원의 판단을 따라야 합니다. 따라서 선거가 무효라는 판단, 재선거 실시 판단은 법원에게 결정권이 있습니다.
다만 지방선거의 경우에는 선거소청이라는 별도 절차가 있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해 선거의 효력을 판단해달라고 요청하는, 일종의 행정심판같은 절차입니다.
이번 선거는 지방선거이기 때문에 선거소청을 거쳐야 합니다.
이 내용을 전제로 먼저 선거소청 규정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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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제219조(선거소청) ①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에 있어서 선거의 효력에 관하여 이의가 있는 선거인ㆍ정당(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에 한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또는 후보자는 선거일부터 14일 이내에 당해 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을 피소청인으로 하여 지역구시ㆍ도의원선거(지역구세종특별자치시의회의원선거는 제외한다), 자치구ㆍ시ㆍ군의원선거 및 자치구ㆍ시ㆍ군의 장 선거에 있어서는 시ㆍ도선거관리위원회에, 비례대표시ㆍ도의원선거, 지역구세종특별자치시의회의원선거 및 시ㆍ도지사선거에 있어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소청할 수 있다. <개정 2002. 3. 7., 2015.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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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14일”입니다. 선거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소청을 신청해야 합니다. 선거인들에게 소청신청자격이 있기 때문에 선거인들이 해도 됩니다. 그러나 시간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지방선거의 경우 선거소청을 거쳐야 선거소송을 할 수 있습니다. 선거소송규정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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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제222조(선거소송)
②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에 있어서 선거의 효력에 관한 제220조의 결정에 불복이 있는 소청인(당선인을 포함한다)은 해당 소청에 대하여 기각 또는 각하 결정이 있는 경우(제220조제1항의 기간 내에 결정하지 아니한 때를 포함한다)에는 해당 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인용결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인용결정을 한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피고로 하여 그 결정서를 받은 날(제220조제1항의 기간 내에 결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기간이 종료된 날)부터 10일 이내에 비례대표시ㆍ도의원선거 및 시ㆍ도지사선거에 있어서는 대법원에, 지역구시ㆍ도의원선거, 자치구ㆍ시ㆍ군의원선거 및 자치구ㆍ시ㆍ군의 장 선거에 있어서는 그 선거구를 관할하는 고등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다. <개정 2002. 3. 7., 2010. 1. 25.>
③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라 피고로 될 위원장이 궐위된 때에는 해당 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전원을 피고로 한다. <개정 2010.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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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소청 결과가 나온 때로부터 10일 이내에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이 기간은 더 짪습니다.
이제 두 가지 정도 추가로 생각해볼 것이 있습니다.
첫째, 판례 등의 태도에 비추어볼 때 이번 일이 선거 무효, 재선거 사유로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선거과정에서 발생한 문제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정도여야 선거 무효가 되는데, 이번에 문제된 투표용지 부족 등이 선거 결과를 바꿨을 정도였을 것 같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와 별개로, 국민들의 투표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가 발생했다면 선거를 무효로 봐야 한다는 주장은 분명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법원이 그런 전향적 판결을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둘째, 선거소청은 선관위가 하는 것이라 법원과는 별개인 것처럼 보입니다만, 이번에 확인된 것처럼 선관위는 법원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게 헌법에서 선관위를 독립기관으로 규정한 취지와 맞는지 저도 전부터 의문이었습니다만, 어쨌든 법관이 선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논란이 가장 적다는 실용적 이유로 계속 이렇게 운영되어 왔습니다. 그 결과 선관위의 삽질은 결국 법원의 삽질이 되고, 법원의 잘못을 법원이 판단하게 된다는 문제점은 그냥 방치되었습니다. 선거소청 역시 결국 법관의 삽질을 법관이 판단하는 형태라 별로 달라질 것이 없습니다.
요컨대 이번 건을 선거무효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의 주장이 관철되려면, 대통령이 아니라 법원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투쟁의 대상이 법원이이야 한다는 겁니다.
게다가 소청신청기간이 겨우 14일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소제기 준비를 해야 합니다. 어영부영하다 14일 넘어가면 선거를 더 다툴 방법이 사라집니다. 엉뚱한 데 가서 먹을 거 사내라고 할 시간에, 돈 모아서 변호사 선임하는 게 올바른 투쟁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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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성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