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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주도 부실선거 끝장냅시다>
전대미문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선관위의 무책임이 점입가경입니다. 어제는 선관위 관계자가 "선거는 4000만명이 넘는 유권자가 동시에 참여하는 전국 행사이니,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합니다.
선관위 해체 수준의 개혁이 필요한 이유를 선관위 스스로가 웅변하고 있습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참정권의 근본을 위협하는 부실선거에 대해 정치권이 당장 해야 할 일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철저한 진상규명입니다. 선관위는 본투표 당일 오전부터 투표용지가 부족하다는 현장에서의 연이은 호소에도, 밤 9시까지도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한 투표소 숫자조차도 틀리게 발표했습니다. 자체적으로 진상을 밝힐 수 있을 리 만무합니다.
여야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뜻이 다르지 않으니 국정조사를 당장 실시해야 합니다. 나아가 특검까지 가용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야 합니다. 투개표 현장에서 고통받는 현장 공무원들과 갑질 선관위 사이에서 불똥 튈까 눈치만 보는 행안부의 선거 지원 시스템에 대한 조사도 진상규명에서 빼놓아서는 안될 부분입니다.
둘째는 예외없이 책임을 묻는 것입니다. 중앙선관위원장과 사무총장이 사퇴하겠다고 한 것으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선관위가 썩을대로 썩어 곪아터지게 만든 원인은 선관위 내부 카르텔에 있기 때문입니다. 엉터리 선거부실의 원인을 초래한 관련자 전원에게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진상규명 결과에 따라 중앙선관위원들에 대한 탄핵소추도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
셋째는 재발방지를 위한 정교한 대안 마련입니다. 선관위 폐지는 개헌이 필요하니 당장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대신 당장 할 수 있는 선관위 해체 수준의 개혁은 바로 해야 합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관리에 관한 규정들을 지금보다 훨씬 더 촘촘하게 고쳐서, '중앙선관위 규칙'인 공직선거관리규칙에 위임하는 사항을 거의 없애고, 선관위가 독자적으로 정하거나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재량 역시 거의 없애야 합니다. 한마디로, 선관위의 존폐를 결정할 수 있을 때까지는, 선관위는 선거관리사무의 단순한 집행기관에 그치도록 해야 합니다.
동시에 선거법에서 선거운동의 자유에 관한 부분은 대폭 풀어서, 국회가 선거를 의식해서 선관위 견제에 소극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껏 선관위 카르텔을 자라게 만든 것은 8할이 선관위를 갑으로 만드는 선거법입니다. 선거법에서 선거운동에 관한 규제가 많을수록 규정을 해석하고 규제를 집행하는 선관위가 갑이 됩니다. 구조적으로 선관위가 견제받지 못하게 되는 핵심이 여기에 있으니, 이걸 뜯어고쳐야 합니다.
이번 선관위 문제는 국민들께서 다같이 분노하실 일이고,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동시에 그 분노를 제도적으로 해결해내는 것이 정치의 역할입니다. 이런 황당한 부실선거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면 정치의 정교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투표용지를 보란듯이 흔들어놓고 투표용지 부족에 대해서는 뜨뜻미지근한 이 대통령에게는 기대할 것이 없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선관위 주도 부실선거를 끝장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