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의 입장문
피로 새긴 6월의 역사 앞에서, 주권의 퇴행을 자초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규탄한다!
1987년 6월, 이 땅의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이한열 열사를 비롯한 수많은 선배가 피와 땀을 흘렸던 교정에서 우리는 참담한 심정으로 또 하나의 6월을 마주하고 있다. 지난 6월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 과정에서 발생한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국가와 공권력에 의한 명백한 참정권 침해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다.
서울 각지의 투표소에서 용지가 동나 유권자의 투표가 제한되는 믿기 힘든 파행이 발생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실수로 무마될 수 없다. 민주주의의 뼈대인 선거를 엄정하게 관리해야 할 헌법기관이 스스로 그 책무를 유기하고, 주권자인 국민의 고귀한 권리를 심각하게 훼손한 참사이다. 이에 연세대학교 총학생회는 참정권이 무너진 작금의 사태를 개탄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무능과 무책임을 강력히 규탄한다.
행정 편의주의와 안일한 수요 예측으로 국민을 기만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규탄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유권자 수에 비례하는 충분한 투표용지를 인쇄할 수 있는 여력이 확보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의적인 판단으로 현장 수요를 전혀 예측하지 못한 부실한 수량만을 준비했다. 이는 국민의 참정권이 제한될 수 있는 치명적인 위험성을 한날 확률적 계산과 비용 절감의 논리로 치환해 버린 오만의 결과이다. 국가의 중대사인 선거를 관리함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변수를 통제해야 할 기관이 행정적 편의를 앞세워 국민의 권리 행사를 가로막은 행태는 어떠한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참정권과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규탄한다!
현장에서 투표용지가 고갈됨에 따라 투표 절차가 중단되었고, 고귀한 한 표를 행사하고자 했던 유권자들은 발걸음을 돌리거나 기약 없이 대기해야만 했다. 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헌법이 부여한 절대적 책무를 내버려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투표가 하염없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출구 조사 결과와 개표 상황이 여과 없이 전파를 탔다는 점이다. 유권자는 어떠한 외부적 영향 없이 독립적으로 판단할 권리가 있음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관리 부실은 공정한 환경에서 선거에 참여할 최소한의 권리마저 앗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