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제가 좋아하는 평론가 박주현씨 칼럼인데, 노동부 장관을 앞세워 삼전 이익을 뜯어먹겠다고 정부가 나섰나 보네요. 지난번(블룸버그의 난)에 간만 보다가 안한다고 했지 않았나요?
어쩐지 오늘 잘 가던 삼전 주식이 빠지더라.
간을 보면 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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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도 않았다. 글로벌 경제 매체 블룸버그가 김용범의 말을 인용해 한국 상황을 보도하며 '초과이윤(Excess Profit)'이라는 단어를 썼을 때, 주가는 요동쳤고, 이재명 정권은 사색이 되어 길길이 날뛰었다. "초과이윤이 아니라 초과세수다", "가짜뉴스다"라며 외신을 겁박하고 읍소하며 정정보도를 구걸하던 그 눈물겨운 촌극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한다. 글로벌 자본 시장의 큰손들이 한국을 '기업의 사적 이윤을 국가가 맘대로 몰수하는 나라'로 낙인찍고 달러를 빼갈까 봐 두려워 식은땀을 흘렸던 것이다.
그런데 그 겁먹은 권력이 안방 문을 걸어 잠그자마자 붉은 완장을 찬 이리로 돌변했다. 노동부 장관을 앞세워 기어이 삼성전자의 '초과이윤'을 사회가 뜯어먹자는 긴급토론회를 보란 듯이 열어젖히겠단다. 밖에서는 외신을 향해 가짜뉴스라며 싹싹 빌더니, 안방에 들어와서는 강성 노조를 향해 남의 금고를 털 궁리를 내놓는 이 지독한 경제적 조현병.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의 지성마저 조롱하는 참으로 역겹고도 얄팍한 기만극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의 언어에 '신뢰'라는 단어 자체가 소거된 지 오래지만, 이념에 취한 정부 부처가 한술 더 떠 완장을 차고 앞장서는 꼴은 가히 절망적이다. 오전에 외신 앞에서는 자본주의 모범생인 척 식은땀을 흘리며 읍소하고, 오후에 안방에서는 노조를 모아놓고 강도질을 모의하는 기괴한 국정 운영.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 이 끝없는 삽질의 퍼레이드를 매일같이 맨정신으로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은 정말이지 정신병에 걸릴 지경이다.
껍데기는 늘 그럴싸하다. '사회연대임금', '동반성장'. 좌파 특유의 그 끈적하고 위선적인 온정주의적 어휘들을 한 꺼풀만 벗겨내 보라. 그 밑바닥에는 국가가 권력을 동원해 글로벌 1등 기업의 고혈을 빨아 지지층의 입에 넣어주겠다는 야만적인 약탈 논리가 똬리를 틀고 있다.
노동부는 삼성이 번 천문학적 이익이 '사회와 국가의 덕'이니 이를 쪼개어 나누자고 궤변을 늘어놓는다. 기가 막힌 도둑의 논리다. 반도체 사이클이 꺾여 수십조 원의 적자를 낼 때, 이 국가는 단돈 1원이라도 '사회적 연대'라는 이름으로 그 손실을 분담한 적이 있던가. 리스크와 피눈물은 철저히 기업의 독박으로 방치하다가, 혁신의 잭팟이 터져 금고가 두둑해지면 어김없이 하이에나처럼 몰려와 숟가락을 들이민다. 이것은 경제 정책이 아니다. 골목길 양아치들의 자릿세 갈취를 법의 이름으로 치장한 공산당식 배급 선동에 불과하다.
월가와 런던의 투자자들이 이 촌극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블룸버그의 단어 하나에 나라가 망할 것처럼 전전긍긍하던 자들이, 이제 와서 보란 듯이 기업의 세후 순이익을 배급하겠다는 토론회를 열고 있다. 밖에서는 자본주의 모범생인 척하고, 안에서는 자본가 타도를 외치는 이 저열한 표리부동과 바닥을 드러낸 국가의 신뢰도를 세계 시장이 모를 리 없다.
이재명 정권에게 경제란 확고한 국가 철학이나 미래 세대를 위한 고민이 아니다. 그저 진영의 권력을 연장하기 위해 기업의 창고를 털어 매표 행위에 쓰는 얄팍한 마케팅 도구에 불과하다. 룰이 수시로 무너지고, 권력자의 심기와 표 계산에 따라 사유재산이 언제든 전리품으로 둔갑하는 삽질이 반복되는 나라에 머물 바보는 없다.
자본은 이념보다 차갑고 잔인하다. 외신 앞에서는 비굴하게 떨면서 자국 기업의 등골은 무자비하게 부러뜨리는 이 천박한 완장질의 끝은 명확하다. 자본이 탈출하고, 혁신이 멈추며, 모두가 공평하게 가난해지는 완벽한 폐허. 신뢰가 증발해버린 미쳐 돌아가는 나라에서, 우리는 지금 멘탈이 부서지는 고통을 감내하며 저들의 치명적인 불장난을 목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