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이거나 3학년쯤 되어서 혼자 문구점에 올 수
있게 된 소녀가 어쩌다 자기 동네에 이런 문구점이
있는 걸 알게 되어서 혼자 용기내어 들어와
세상에 이런 곳이 있다니
넋을 잃고 한참을 구경하다가
지갑에서 꼬낏꼬깃 넣어둔 천원짜리나 이천원짜리를
꺼내서 물건을 사고 돌아간 후
다음날부터 학교를 마치면 매일 문구점에 온다
첫날의 두려움은 사라진 채
제법 단골답게 문구점에 들어온다
이제 매일 와서 혼자 구경하고
혼자 즐기고 어제 봐 두었던 걸 오늘 사고
또 어제 봐 두었던 걸 오늘 사고
한참을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너무 조용히 혼자서 즐거워하는 어린 아이를
사는 일이 고단한 문구점 주인이 바라보고 있다
그러다 소녀는 친구를 데리고 온다
소녀의 절친에게 문구점을 소개한다
세상에 우리 동네에 이런 곳이 있어
나만 아는 곳인데 오늘 너에게 소개할게
너도 분명 좋아할 거야
요술같은 곳이야
이것 좀 봐 신기한 물건들이 이렇게나 많아
그러나 우리 단골손님 소녀와 달리
소녀의 친구는 처음부터 심드렁하다
놀라지 않고 환호성도 지르지 않고 덤덤해서
소녀는 실망하며
이렇게 좋은데 너는 왜 좋아하지 않느냐 하는데
소녀의 친구에게는 이미 마음을 준
다른 문구점이 있는 것이다
나는 우리집 앞에 토끼문구점이 더 좋아
소녀의 친구가 말한다
다른 문구점에 절대 마음을 뺏기지 않겠다고
친구는 생각하는 것 같다
둘러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마음을 지키려는 자
(토끼문구점 사장님은 행복한 분)
단골 소녀는 속상해서 어쩔 줄을 모른다
살짝 삐진 듯 소녀는 친구를 데리고 나간다
두 소녀는 함께 돌아간다
그리고 다음날 단골소녀는 다시 혼자 문구점에 온다
이제 다른 친구에게 소개하지 않는다
길에서 단골소녀를 만나면 문구점주인은 반가워
단골소녀에게 인사하지만 단골소녀는 밖에서 보는
문구점주인을 알아보지 못하고 어리둥절한다
작고 소중한 귀여운 단골 소녀
네가 오면 나는 반가워 작고 환한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