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박균택

검찰개혁이 자신의 정치적 숙명이라고 외치는 조국 대표.

정치에 나선 핵심 목표가 검찰개혁이라고 주장한다.

 

조국 민정수석 시절,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나는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그에게 검찰개혁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문재인 정부 시절 민정수석이라는 요직에서 권력기관 개혁을 설계, 주도했던 핵심 인물이 바로 조국 대표였다.

그런데 결과는 어떠했는가?

 

검찰 권력은 약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거대해졌고, 더 정치화되었으며, 종국에는 대한민국 권력을 뒤흔드는 공룡이 되었다. 국민들로 하여금 윤석열 정권의 악몽을 겪게 만들었다.

 

그것이 조국 대표의 책임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검찰의 특수부 수사권, 즉 직접수사권을 보장해 주었다.

조국 수석은 검찰개혁을 말하면서도 정작 검찰 권력의 핵심인 특수수사 체계는 그대로 남겨두었다. 검찰의 칼은 오히려 더욱 날카로워졌다.

 

나는 형사법제를 담당하는 검찰국장으로서 "검찰개혁의 핵심은 과잉 수사를 남발하는 특수부의 직접수사 기능을 축소하고, 검찰 송치사건을 담당하는 형사부의 인권보호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다."라고 누차 강조했다.

 

그런데도, 오히려 특수부를 살리고 형사부를 죽이는 철부지 개혁을 강행했다. 심지어 윤석열 검사장이 원하던 서울중앙지검 4차장 직제까지 만들어 특수 기능을 보강시켜 주었다.

 

검찰개혁을 외치던 정부에서 오히려 검찰 권력을 강화시킨 것이다.

 

둘째, 검찰을 윤석열의 사조직으로 만들어 주었다.

조국 수석은 한동훈을 서울중앙지검 3차장에, 윤석열 측근들과 중수부 출신들을 서울중앙지검 부장에 배치하려 했다. 윤석열 중앙지검장의 요구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검찰 인사를 담당하는 검찰국장으로서 “윤석열 요구대로 해주면, 인사 개혁이 불가능하고, 서울중앙지검이 윤석열의 사조직으로 변하기 때문에 안 된다”라고 극구 반대했다.

 

특히 “한동훈은 아직 차장을 나갈 기수도 아닌데 홀로 차장 승진을 시키고 그것도 최고 보직인 3차장에 앉히면 공직 질서가 무너지고 윤석열 개인을 위해 일하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누차 경고했다. 그러나 조국 수석은 윤석열의 요구대로 해주었다.

 

내가 법무부를 떠나고, 1년 후 윤석열을 검찰총장에 취임시킨 이후에는 전국 검찰청의 인사권을 윤석열과 그 측근에게 전부 위임하였다. 모든 검찰이 윤석열의 사조직으로 변하고 말았다.

 

 

그 결과, 윤석열은 조국 법무장관 후보를 잡기 위해 21명의 검사들로 특별수사단을 만들어 조국과 그 가족을 상대로 잔인한 수사를 마음껏 진행할 수 있었다. 검찰 사조직화 경고를 무시한 조국 수석의 자업자득이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

 

셋째, 법무장관 취임을 고집하다가 윤석열의 위상만 높여주었다.

조국 법무장관 후보와 그 가족에게 비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여러 의혹이 번져나갈 때 법무장관 후보직을 사퇴했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문재인 정부의 정치적 부담을 줄이고, 윤석열 따위가 영웅처럼 대접받게 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조국 후보자 가족이 5대쯤 맞을 짓을 하고서 100대쯤 두들겨 맞았으니 분명 억울한 것은 사실이겠지만, 윤석열이 자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잔인무도한 짓을 벌이고도 대통령 후보급으로 체급을 올리는 상황을 만들어 줘서는 안 될 일이었다.

 

조국 후보자가 멈춰야 할 때 멈추는 지혜를 발휘하지 못한 까닭에 문재인 정부도 정치적 불행을 겪고, 국민들도 윤석열 정권 시절의 고통을 당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과거 과잉수사 정도를 벌이는 조직이었던 검찰 특수부가 표적수사를 넘어 정치 사냥극을 벌이는 조직이 되고, 부장검사 이상의 공직을 맡을 자질이 없었던 윤석열이 대통령까지 된 것은, 조국 수석의 검찰에 대한 오판, 무능, 정치적 욕심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조국 대표는 최근에도 어느 방송에 나와 자신이 허용하자고 주장하는 검사의 보완수사권(극히 예외적 보완수사권)과 김용남 후보가 허용하자고 주장하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제한된 보완수사권)에 차이가 있는 것처럼 말하면서, 검찰개혁의 완성을 위해서 김용남이 아닌 자신이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사 실무를 오래 경험한 내 입장에서는 조국 후보, 김용남 후보 양자의 주장이 사실상 동일한 의미로 보이는데,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다는 것인지, 일선의 수사 실무를 제대로 알고서 하는 말인지 의문이 든다.

 

공적 영역에서는, 의도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는다. 그것이 공인의 책임이다.

 

조국 대표는 문재인 정부 때 검찰개혁에 실패한 것을 마치 제3자의 일인 것마냥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검찰개혁을 스스로 설계하고, 추진하고, 검찰 인사를 운영했던 책임자였기 때문이다.

 

스스로 검찰 권력을 키워 놓고, 뒤늦게 정치에 뛰어드는 명분으로 검찰개혁을 외치는 모순적인 행태가 정상적으로 비치지 않는다.

 

마땅히 국민들께 부끄럽고 죄송스럽게 느껴야 할 것 같은데, 당사자의 생각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조국 대표는 김용남 후보의 국힘 시절 발언을 비난하기 이전에, 검찰개혁 실패와 윤석열 정권 탄생의 책임부터 진지하게 사죄하고 국민의 평가를 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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