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 정말 오랜만에 중학교 동창을 만나러 나섰다가, 그야말로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경험을 했답니다. 일 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라 나름대로 공부까지 하고 700번 버스에 올랐는데... 휴대폰 결제가 도무지 안 되는 거예요.
실물 카드도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마침 맨 앞자리가 비어 얼른 앉아 휴대폰과 사투를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기사님 바로 옆에서 앱을 새로 깔고, 설정을 바꾸고, 수십 번을 다시 터치해 보며 땀을 삐질삐질 흘렸죠. 극 I(내향형)인 제가 그 좁은 버스 안에서 얼마나 식은땀이 나던지...
십여 정류장을 지나 결국 두 정류장 뒤면 내려야 하는데 해결은 안 되고, 울먹이는 마음으로 기사님께 겨우 입을 뗐습니다.
"기사님, 아무리 해도 결제가 안 되는데 어떡하죠..."
기사님께선 아주 담담하고 따뜻하게
"너무 애쓰지 마세요. 괜찮으니 다음에 버스 탈 때 두 번 터치하세요."
그 짧은 한마디가 어찌나 위로가 되던지요. 너무 당황하고 정신이 없어서 내릴 때 제대로 감사 인사조차 못 드리고 도망치듯 내린 것 같아 마음이 참 무겁네요. 기사님은 제 간절했던 뒷모습에서 제 진심을 읽어주셨을까요?
내릴 때 제대로 감사 인사를 못 드린 게 계속 마음에 남아서, 내일은 120 다산콜센터나 버스 회사에 전화해서 칭찬 민원을 넣으려고 해요. 성함은 모르지만 제가 타던 시간과 정류장을 말씀드리면 기사님께 이 고마운 마음이 전달되겠지요?
혹시 이런 당황스러운 상황을 겪으신 적이 있으신가요? 세상은 여전히 참 따뜻하다는 걸 느낀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