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는 항상 아들을 못마땅해 하거든요.
본심은 아들에 대한 믿음이 있는지 어쩌는 지 모르겠지만
겉으로는 늘 "쟤는 운동도 안 하고 기름진 음식만 좋아해사 살이 찐다. 게임만 한다. 니가 뭘 하겠냐. 엄마한테 연락도 안한다. 안부전화도 없다." 등등의 불평을 늘 입에 달고 살아요. 어머님 성품이 좀 거칠고 단순 무식해서 저도 평소에 아주 가까이는 안하는 편이고, 뵐때는 잘 해드리는 편이에요. 저는 야무진 성격이라 어머니가 믿음직 스러워하는 편이구요
어제 어버이날과 생신 기념해서 어제 찾아뵀어요. 어머니가 등산하고 싶다셔서 같이 뒷산에 갔다왔어요. 아들 운동시키고 싶어서 간거고요;; 저도 뭐 남편이 운동하길 바라기 때문에 잘 다녀왔어요.
다녀오고나서 집에서 얘기하는데, 여자혼자 산에 늦은 시간에 가면 위험하다는 말이 나왔어요. 어머니는 매일 아침 7시에 뒷산에 가서 이상한 사람은 거의 못봤다는 얘기를 했고요, 근데 오후에가면 추근대는 남자나 무서운 눈빛을 느낄때가 있었다는 말도 했어요.
저는 저희 동네 야산에서 일어난 성폭행사건을 얘기하면서 어머니 혼자 다니실때는 늦은 시간엔 가지 마시라는 말을 했어요.
그랬더니 어머니가 저희 남편한테 "너는 안그러지?" 그러는거에요.
제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어머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어디 그런 급이 다른 사람들과 이사람을 연결해서 생각하세요? 제가 다 기분이 나쁘네요"
그랬는데 어머니가 못들은척 넘어갔고 남편도 가만히 있더라고요.
얼굴이 저는 벌게져서 아무 얘기도 안들어오는데, 어머니가 또 "그 제부라는 사람(제 동생 남편)은 지난번에 보니까 참 잘생겼더라 키도 크고" 그러니까 남편이 " 남자답게 생겼지. 회사도 좋은데 다녀.*** 회사." 그러더라고요?
그랬더니 어머니가 " 그래 너랑은 급이 다르지." 그러는거에요. 저희 남편 대기업 팀장이에요. 엄청 잘벌진 않아도 팀원들한테 존경받는 리더로 성실히 일하고, 얼굴도 어디가면 잘생겼다고 하지, 못생겼다는 말 들어본 적이 없어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을 할까말까하는데, 입을 떼자니 눈물이 나올라고 하고 그래서 막 참다가 말을 하려는 찰라,
뿌앵~~~
뭐 애처럼 꺼이꺼이 울었어요.
어머니 남편 둘다 엄청 당황해하고
저도 제 울음이 당황스럽고.
그런데 에라 모르겠다, 이 참에 할 말 해야겠다 싶어서 실컷 울고
"어머니, 밖에가면 이 사람같이 선한 사람 찾기도 어려워요. 어디가도 사람들이 다 좋아하고, 잘생겼다고 하는데, 어머님만 맨날 그렇게 말하세요. 제 제부랑 급이 다르긴 뭘 달라요! 다음엔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그랬더니 어머니가 알겠다고 다음엔 안그러겠다고 했어요. 남편이 엄청 당황해서 저랑 어머니를 동시에 위로하고 바쁘더라구요.
집에 돌아와서 자기 전에 저한테 오더니, 나 대신 울어줘서 고마워!
그래서, 응, 어머님이 많이 당황스러우셨을것같아서 나도 조금은 죄송하지만, 이참에 어머님도 생각좀 해보시고 반성좀 하셔야해. 당신도 다음에 어머니가 또 그러시면, 대차게 말해. 가만히 있지 말고. 그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