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 딸집에서 외손주 돌보는 할머니입니다.
딸아이가 신축아파트로 이사한지 2년 되었어요.
외손녀가 외동이라 어른하고만 자라 또래
친구가 생기면 좋겠다는 간절함이 있었습니다.
유치원도 다르고 다들 귀히 기르는 세상이라
남의 집에 아이를 데리고 가는 것도 어려웠어요.
그저 나처럼 손주 돌보는 할머니들과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하고 잠시 놀리고,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서로 좋은 말만 하고 2년이 지났어요.
좀처럼 가까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동 사는, 아이 할머니가
탁구칠 줄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중고때 할게 없으니 친구들과 탁구 많이쳤지요."
같은 유치원 다니는 손주케어하는 할머니들은
그래도 등하원시키며 친민해졌는지 탁구를
친다는 거에요. 4명이 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를 초대한거였답니다.
그니고 우리 4명의 할머니들은 급친해졌습니다.
더 일찍 못만난것이 한이라고합니다.
이런 신기한 일이 또 있을까요?
넷 다 공통점이 딱 들어맞은 겁니다.
외손녀 육아.
외손녀 외동.
손녀 나이도 다 같고
할머니들 나이도 다 같고
키도 고만고만 다 같고.
다 친정엄마, 외할머니.
그리고 같은 아파트 같은 평수.
우리는 손녀 등원시키고 아파트 앞
산에서 산책하고 아파트 운동실에서 탁구치고
수다떨고 맛있는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고.
자식들도 엄마가 친구가 생겼다며 어떻게
이렇게 딱딱 들어맞냐고 놀라면서 엄마의
사회생활을 적극 응원합니다.
아주 네집이 경사가 났어요.
앞다퉈 자식들이 탁구라켓도 다 사줬어요.
손주 기르고 딸집 살림하는게
보람찬 일이지만 한편으론 아까운 노년을
이리 보내는게 맞나 스스로에게 수없이
질문을 하고 '어쩔수 없지' 했답니다.
이렇게 행복한 일이 있을수가?
오래도록 잘 지내려면 말하는 입보다
듣는 귀를 가져야겠다고 다짐합니다.
너무 행복합니다.
벌써부터 크루즈여행을 가느니
유럽여행을 가느니 난리도 아닙니다.
엄마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면서
덩달아 행복해합니다.
약골이라고 떼어놓고가면 안되니까
열심히 체력을 기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