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하고 결혼한지 30여년이 넘었습니다. 젊을때는 본인 혼자 자유남편처럼 카드빚, 여자문제, 대출 등등 갖은 못된짓은 정말이지 많이 하고 다녔지요..
정말이지 저혼자 독박육아에 돈벌러 다니면서 구멍난 돈 메꾸고 여자문제 해결하고...
제가 항암치료 할때도 본인 노는것만 관심이 있었지 별로 저를 위해 하는 일은 없었어요..
오히려 여자 문제를 일으켜서 제 분노가 하늘 높이 올라 정말 죽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고...
정말 그런데도 같이 살았습니다. 딱히 이유는 없고 이혼하는 과정도 귀찮고 또 어쨌든 단 얼마라도 집에 가져다 주니 별말 없이 싸우고 화해하고를 반복하며 살았지요...
그러다 보니 몇년전부터 제가 남편한테 관심이 없어졌어요.. 그렇게 살든 말든 여러 문제를 일으켜도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냥 자기가 일으킨 문제는 알아서 하게끔 정말 눈꼽만큼도 관심을 안가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남편은 순한 사람처럼 집에도 일찍오고 집안일도 하고..
어찌어찌 남편이랑 살다가 몇년전 남편이 정년퇴직을 했습니다.
물론 집안일도 열심히 하고 있고 큰딸 출퇴근도 시키고 있고...
근데 이제는 제 마음이 남편이 고맙거나 또는 남편이 아프다고 병원을 다녀도 불쌍하지도 측은하지도 않아요.. 그냥 제 마음 한켠에 오랫동안 제 속을 썩였던 남편에 대한 원망과
그에 대한 벌을 받고 있는거라 생각하니 전혀 불쌍하거나 안타깝지가 않네요..
얼마전 친정엄마가 아파서 현재 요양병원에 계시는데 남편이 저희 친정가서
친정아버지 식사를 챙깁니다. 물론 반찬이랑 국은 근처 사는 여동생들이 교대로 해서
친정아버지께 갖다 드리고 남편이 하는건 밥을 차려서 친정아버지랑 같이 먹는 일입니다.
그것도 친정아버지는 하루에 한끼 정도만 집에서 드시고 친구분들이랑 약속이 많으셔서
집에서 드시는 일은 별로 많지가 않아요..
주위에서 저보고 남편이 대단하다 얼마나 고맙냐 하는데 저는 제가 시부모님 다 돌아가셨지만
살아계셨을때 저한테 한 행동 남편이 저한테 한 행동등 그런게 생각나서
남편을 달리 보고 싶어도 고마움 마음이 생기지도 않고....마음이 바뀌지가 않아요..
오히려 남편은 저희 친정가서 아버지를 챙기는게 집에서보다 더 편할것 같아요.
집안일 안하지 딸 출퇴근 안시키지 등등
오늘도 남편이 차를 빼다가 다른 사람 차를 긁었다고 얘기하는데
전혀 걱정이 안돼요.. 그냥 속으로 제대로 차를 뺐어야지 왜 덜렁됐을까? 하는 약간의 짜증..
여하튼 이번 생은 이렇게 살다가 가는가 싶게 남편에 대한 생각이 잘 안바뀌네요...
어떻게 보면 이런 나랑 사는 남편이 불쌍하기도 하고...
여하튼 남편의 존재가 그렇더라구요.. 아직은 저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