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어느분 글에 댓글 달다 길어져서 새 글 씁니다. 제가 제목과 비슷한 성격인데 쉰 중반에 큰 파도 한번 겪고나서 조금 단단해졌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가 했던것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먼저 불안할때는 일기장에 적어보세요.
뭐가 불안한지 왜 불안한지 뭐가 걱정인지 그 일이 일어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그 감정을 피하거나 억누르지 말고 끝까지 가보셔요.
그렇게 끝까지 외면하지 않고 따라가다보면 보이는게 있어요.
제 경우는 원래 성향이 예민하고 마음이 약해요.
타인이 힘들어하는걸 잘 못봐요.
그리고 친절 책임 공평 도리 이런 단어에 꽁꽁 매여있어요.
그리고 부모님으로부터 지지받지 못했습니다.
주로 지적받고 특히 아버지가 냉정한 검사같은 분이라고 해야할까 ㅜㅜ
바깥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자애롭고 베푸는 분인데 유독 가족과 특히 자식들에게 매우 차갑고 냉정하게 평가하고 지적질 비아냥 거리기까지 하는 분이었어요.
그래도 저도 모르게 눈치보는 성향이 강화된것 같아요.
차라리 사회생활 할때는 책임감 높고 소위 착하고 일잘하고 등등 칭찬만 받았어요.
그런데 결혼해서 시가 식구들 애들친구엄마등과 부대끼다보니 제 자존감이 한없이 낮아지고 인간에대한 배신감만 남더라고요.
그와 동시에 인간이 세상살이에 겪을 수 있는 여러 문제를 마주할때마다 걱정이 앞서고 제가 혼자 다 책임지고 해결해야만 할 것 같은 생각에 너무나 힘들었어요.
이유도 모른채 불안하고 힘들어서 종교도 없는데 법당에가서 백팔배를 하다 혼자 몇시간을 울다 온적도 있어요.
그러다 문득 깨닳았어요.
모든걸 나혼자 완벽하게 해야한다는 강박이 있었구나 하고요.
조금이라도 잘 못 하거나 부족한것 같으면 내면의 아버지가 저를 책망하시는거에요.
그렇게 밖에 못하니, 네 안위만 챙기는구나, 왜 그렇게 약한거냐
그렇게 평생 제가 저를 억압하고 자연스러운 욕구도 죄책감을 느끼며 살았던게 이제 감당하기 힘들어서 터진거였어요.
저에게 필요한건 자애로운 아버지의 품이었어요.
얘야 괜찮다 그정도면 충분하다
너무 애쓰지 마라 네가 더 소중하다
너는 이미 충분히 잘 해왔고 앞으로도 잘 될거다
그래서 그 말들을 지금은 제가 저에게 해줍니다.
괜찮아 너는 이미 충분히 애쓰고 잘했어
네가 모든걸 다 할 수는 없어 안되는것도 있는거야 네 잘못이 아니야
다 괜찮아 그리고 잘 될거야
너는 강한 사람이야 쉽게 쓰러지지 않아 하지만 지금은 너무 힘드니 잠시 너를 먼저 돌봐야해
그리고 타인의 문제를 저의 문제로 만들지 않으려고도 노력합니다.
어머님이 아프신건 너무나 마음 아프고 최대한 도와드리려고 노력하겠지만,
저로서도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도 인정해야해요. 제가 저와 제 가정을 지키면서 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는것도 인정하고, 그 이상을 요구하면 거절해야 합니다.
아이가 공부 안해서 속상하지만 그래도 아이의 인생과 저는 분리해서 생각하고요.
안타깝지만 그게 우리 아이의 능력치라면 그것도 받아들이고, 그러나 저 아이도 자신만의 힘이 있어 자신의 방법대로 잘 살아갈거라고 믿고 지지합니다.
설사 어떤 일의 결과가 기대와 다르거나 그래서 사람들이 비난한대도 어쩔수 없어요.
내가 잘못한 부분은 받아들이지만 그게 나의 최선이었으니 더이상의 자책은 안하려고 노력합니다.
내가 걱정하는 최악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걱정했던것보다 큰 일이 아니더라고요
또는 제가 어찌할수 없는 일이던가요.
물론 저라는 사람도 한순간 바뀌는건 아니라서요.
지금도 예민하고 세상 사람들 힘들까봐 걱정 싸안고 살고 있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
혹시 저같은 분께 도움 될까하여 긴 글 올려봅니다.
그리고 절대 이런 과정만으로는 안되는 상황도 많을거에요. 의사나 주변의 도움도 꼭 받으시면 좋겠어요.
다들 애쓰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