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꼬막 까는 기구를 올려 주신분 글을 보고
용기를 얻었기에 태어나서 꼬막을 처음 사봤어요. 그 분이 말씀하신 꼬막따기 기구는 마치 예전에 기차타면 티켓에 구멍 뚫어 주는거랑 비슷하게 생겼어요.
겁도 없이 1.6키로를 주문했어요.
그 분 글과 여러 글들을 읽어본 후 안전하게 삶는 걸로 선택했어요. 바락바락 씻고 냉장고에 검정 비닐 덮어서 2시간 넣다 빼서 끓는 물에 식초 넣고 투하후 한방향 젓기 시작.
빨리 입을 벌리는게 아니더군요. 다 죽은걸 사서 영원히 입이 닫혀있? 이거 맞나? 하면서 계속 젓다가 보니 서너개가 입을 벌려서 얼른 불을 껐어요.
체에 물만 버리고 자자 그 기구를 들고 뚜껑을 열기 시작하는데 앗 껍질이 뜨겁고 꼬막 안에서 물이 쏟아지면 더 뜨겁고 어떻하지? 물에 한번 헹구는 건가? 그냥 무식하게 앗뜨거워를 외치면서 뚜껑따기를 했어요. 라텍스 장갑 낄걸 ...
반찬가게에서 한 십년전에는 한면에 양념장을 고이 얹어서 팔았는데 그 사장님들 이걸 다 일일이 하신거였다니 진정 리스펙트입니다.
어릴때 한번도 먹어 본적도 없고 이렇게 실제로 싱크대 가득 껍질이 조개가 동전화폐처럼 쌓여가고...돈이었으면 좋겠다 ㅋ아뭏든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중간에 먹어보니 넘 맛있었어요 그런데 발라놓은 살을 보니 어떠건 모래 같은게 나와서 전체를 한번 물에 헹궜어요.
뭔가 단맛이 빠지는것 같아서 슬펐어요. 갱년기는 아무데나 슬픔.
양념장을 만들어서 섞고 참기름은 먹을때 뿌려야지 했어요. 어디서 주워 듣기로는 참기름을 넣으면 빨리 상한다고 했거든요.
정사각형 유리용기 꽤 큰거에 그득 양이 찹니다. 넘 많다...800그램만 사지 두봉지를 사다니 돼지스러웠다.
이때 문자옵니다. 저녁 먹고 오는 남편. 평생 이리도 엇갈리는 나와 너. 밥하기 싫을때는 참으로 일찍 오더니.
주전부리를 하도 먹었더니 배도 안고파서 그냥 꼬막무침 삼분의 일공기와 오늘 도착한 대전 실비김치랑 파김치 셋트를 꺼냈어요.
둘다 짠데 밥도 없고 귀찮아서 그냥 먹는데 실비 파김치 자른걸 오동통한 꼬막에 싸서 먹으니 넘 맛있는거에요! 두가지 콤보를 음식점 메뉴나 술 안주 메뉴로
추천해요. 지금도 쓰면서 침나와요. 흰 쌀밥에 먹었다면 더 맛있었을거에요. 실비 김치는 맨날 매워서 고통스럽게 우유를 마시며 내가 이걸 왜 샀나 하면서 일년에 한번은 주문하는듯요.
늦게 온 남편에게 내일 저녁은 꼬막 비빔밥이라고 말했더니 내일 저녁도 약속이 있다네요. 응? 이거 낼까지 먹어야 하는것 아닌가? 그럼 아침에 먹고 가는 걸로 쇼브 봄. 저 많은 걸 혼자 하루 종일 먹어도 다 못먹으니까요.
내일 깻잎과 상추를 추가해서 밥과 비비면 더 맛있으려나
냉장고를 째려보며 고민을 해봅니다.
새로운 경험이 아주 재미있는 하루였어요. 혼자 한식장인 느낌이요.
저처럼 한번도 꼬막을 안사보신 분 계시면 한번 사보세요. 홈쇼핑에서 샀던 비린 꼬막장하고는 차원이 다른 신선한 맛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