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일보글))
유튜브 시장을 경쟁 시장으로 착각하는 이유는 유튜브에 개설된 모든 계정의 구독자 수, 조회수, 동시 접속자 수가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유튜브가 사람들을 잡아 두기 위해 장착한 기본 알고리즘이며 이 알고리즘은 웹페이지가 생길 때부터 있었다.
채널 진행자가 생각하기에 다루는 내용도 정치적 식견도 크게 다르지 않고 출연자도 비슷하게 돌리고 있는데 화면에 찍히는 숫자와 단위가 다르다. 현저히 낮은 조회수와 동접자수를 보면 졌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튜브 구독자 수는 전쟁을 치러 얻는 메달이나 전리품이 아니다.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동조하는지 보여주는 바로미터일 뿐이다. 구글이 그 숫자를 기본으로 수익 모델을 만들고 숫자가 높을수록 통장에 찍히는 숫자가 달라지다 보니 마치 누군가와 경쟁하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유튜브를 콜라 시장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코카콜라를 마시는 사람은 펩시를 마시지 않는다.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도 두 회사의 콜라를 구분해 내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눈으로 브랜드를 확인한 이상 코카콜라를 마시는 사람이 펩시를 집어 드는 경우는 드물다. 이런 착각에 빠지면, 자기 구독자 수와 경쟁하고 있다고 가상한 상대의 구독자수 합이 전체 시장의 합이라는 착각에도 빠지게 된다. 따라서 자기 구독자수가 상대보다 적으면 상대가 자신의 구독자를 빼앗았다고 생각한다. 유튜브 구독자는 중복선택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내 구독자 전부가 경쟁 상대 구독자의 일부일 수도 있다. 내 구독자는 나만의 것이고 구독자 수가 줄어들면 빼앗긴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특히 중요한 건 구독자 수와 동접자수(혹은 조회수)의 비율이다. 구독자 수가 아무리 많아도 조회수가 낮으면 구독자 수는 허수일 가능성이 높다. 그 채널은 망했다 혹은 망해간다고 보면 된다. 이 비율은 해당 채널의 활성도와 구독자의 충성도를 보여 주는 지표다. 지표가 높을수록 구독자의 충성도가 높고 채널은 인기가 많다는 뜻이다.
이 비율의 상당 부분은 빈익빈부익부를 조장하는 구글의 기본 알고리즘이 만든다. 즉, 나의 통장을 채우고 터는 것은 경쟁자가 아닌 자기 자신과 플랫폼 구글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주머니 털리는 건 오직 자신뿐이다. 구글은 내 주머니가 털리는 와중에도 떼돈을 버니까.
김어준이 사라지면 자기 파이가 커질 것으로 생각하는 건 큰 착각이다. 다시 말하지만 유튜브 세계는 100m 달리기도 콜라 시장도 아니다. 김어준이 뺏고 자시고 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란 말이다.
김어준 채널을 보는 사람이 남천동도 보고 면목동도 보고 사당동도 보고 행당동도 볼 수 있다. 같은 이유로 김어준 채널이 사라졌다고 그 사람들이 그대로 남천동, 면목동, 사당동으로 옮겨 가지도 않는다. 아예 정치 유튜브 채널을 버리고 맘 편하게 웃을 수 있는 다른 채널로 옮겨 갈 수도 있다.
이재명 정부가 국정 운영을 잘하면 잘할수록 그럴 가능성이 크다. 세상이 바뀌어 살기 좋아지는데 되레 이들은 혹독한 궁기를 만나게 된 셈이다.
이 고비를 넘기고 생존할 방법은 단 하나다. 김어준이 자신의 경쟁 상대라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더 이상 민주당에 자기 입김을 불어 넣을 수 있다는 착각도, 이재명과 자신이 연결되어 있다는 착각도 버릴 일이다. 이제 누구라도 집단 지성의 힘을 빌려 얼마든지 민주당의 정책과 방향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굳이 어두컴컴한 밀실에 모여 앉아 쑥덕공론하던 시절을 특권이라 생각하고 그리워할 이유도 없다. 제발, 동지를 보듬어 지키는 일에 망설이지 마라. 그것만이 그대들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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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 #유튜브 #김어준 #경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