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지병 있으시고 많이 연로하셔서 요양원을 알아보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
주변 추천과 입소문 좋은 곳들 위주로 직접 방문했고 가장 높은 등급을 받은 곳들로 몇 군데 돌아 보았습니다. 위치는 서울과 서울 옆 소도시였고요.
두어해 전이라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때 둘러본 소감은,
저도 요양원에는 가기 싫어지더군요.
시설은 나무랄데 없이 깨끗하고 일하는 분들도 다 단정하고 예의발랐지만 규모가 크건 적건 그 공간 자체가 숨이 막혔습니다.
정원이 있어도 아주 작거나 옥상 정원, 베란다 약간 큰 정도 일부.
약한 치매라도 치매 환자들 일부 수용되어 있어서인지 외부로 개별이동은 물론 아래 위층으로 이동하는 것도 직원 도움이 없으면 안되게 되어 있었어요.
그러니 요양원에 들어가면, 주로 있는 장소가 작은 방안, 본인 앞으로 배정된 침대와 옷장 겸 수납장 한칸이 전부이고 공동 시설이라봤자 레크레이션이나 모여서 체조하는 작은 강당이나 로비, 식당, 어쩌다 약간 크거나 대부분 작은 규모의 운동실이 전부였습니다.
바깥 공기를 쐬고 싶어도, 방안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종일 갈 데가 없어요.
움직여 봤자 작은 라운지, 작은 정원 비슷한 장소일 뿐이고요.
같이 지내는 분들 대부분은 우울하거나 약간이라도 정신이 온전치 않거나 스스로 걷지 못하는 상태인데 그 모습을 종일 보고 사는 거죠.
전용 티비가 있어도 내 집에서 보는 것처럼 편하게 볼 수 있는 분위기는 더더욱 아니고, 노인들이 좋아하는 자기 전용의 눕거나 앉아서 지낼 수 있는 소파도 따로 없어요.
식사 역시, 영양 맞춰 놓고 스스로 귀찮게 차려먹지 않다 뿐이지 평생 먹어 온 수준이나 맛에 못 미치고...
어느 요양원을 가건 활기가 하나도 없고 너무 너무 심심하고 무료한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날이 갈 수록 병이 생기거나 병세가 심해지는 동료만 있는 곳이라고 할까요.
1인실은 너무 비싸서 2,4인실을 쓰게 되면 같은 방 입주자와 잘 지내는 것도 대부분은 큰 스트레스이죠.
냄새며 생활습관 같은 거요
80 넘어 90 지난 분들도 요양원을 죽어라 거부하는게 아마도 저런 이유들일 것입니다.
자유 없고, 살았으되 정신은 죽어 버린 것과 마찬가지인 일상을 매일 매일 견뎌야 하는 곳.
요양원을 둘러 본 후 지금 사는 집을 약간 고쳐서 요양원 시설과 비슷하게 만들고 차라리 혼자라도 오래 지금 사는 집에서 지내다가 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양원행을 거부하는 부모 세대를 타박하기 보다는 요양원 시설과 운영에 대한 개선을 추진하는 여론이 커지면 좋겠습니다.
결국은 우리 모두가 앞으로 맞이할 환경들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