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탁현민이 쓰는 김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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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에 대해 참 말이 많아서…

 

탁현민이 쓰는 김어준

 

김어준이라는 인물을 설명하는 가장 단순한 방식은 그를 ‘논쟁적 방송인’이라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그것은 현상에 대한 명명일 뿐, 구조에 대한 설명은 아니다. 

내가 오랜 시간 곁에서 관찰한 김어준은 하나의 태도에 가깝다. 그는 직업이나 플랫폼보다, 세계를 대하는 방식으로 규정되어야 하는 인물이다.

그의 핵심은 결핍의 부재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그는 타인의 기준으로 자신을 측정하지 않는다. 

 

인간은 대개 비교를 통해 자기를 구성한다. 권력과의 거리, 자본과의 간극, 지적 위계 속에서의 위치를 통해 스스로를 규정한다. 

그러나 김어준은 그 비교의 체계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는 우월하려 하지도, 열등해지지도 않는다. 이 비(非)비교의 태도는 그를 자유롭게 하지만 동시에 고립시킨다.

그는 진영 속에 있으되 진영의 승인에 기대지 않는다. 권력을 비판하되 권력의 언어를 욕망하지 않는다.

대중의 지지를 활용하지만, 대중의 기호에 종속되지는 않는다. 이 지점에서 그는 일종의 긴장 상태를 유지한다. 대중과 같은공간 안에 있으면서도 심리적으로는 독립된 상태, 참여하면서도 동일시하지 않는 상태.

그는 소속과 자율 사이의 경계에 서 있는 인물이다. 그의 질문 방식 또한 동일하다. 그는 사건을 소비하지 않는다. 대신 사건을 낳은 구조를 추적한다. 개인의 도덕성보다는 힘의 배열, 정보의 흐름, 제도의 설계를 묻는다. 이것은 도덕적 분노의 언어가 아니라 구조적 해석의 언어다. 

그래서 그의 발화는 언제나 길고, 맥락을 요구하며, 결론보다 과정에 집착한다.

많은 이들이 그를 두고 오만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자기 기준을 외부에 두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된 오해에 가깝다. 그는 스스로를 축소하지 않으며, 타인의 위계 앞에서 몸을 낮추는 제스처를 전략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그 단단함은 때로는 무모해 보이지만, 동시에 지속성을 만든다. 다섯 개의 정부를 지나며 플랫폼이 바뀌어도 그가 사라지지 않은 이유는 바로 이 지속 가능한 태도 때문이다.

김어준은 완결된 인물이 아니다. 오히려 결점이 뚜렷한 인물이다. 그의 결점은 외부의 기준에 의해 수정되기보다는, 스스로의 확신에 의해 유지된다. 그는 설득하려 하기보다 질문하려 하고, 인정받기보다 존재하려 한다.

 

그게 김어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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