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자식. 서운하네요

제가 체력이 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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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과 허리 디스크가 있고, 노동일을 하고 있어요.

남 편은 지방근무라 주말에 옵니다.

어제 퇴근무렵 대학생 딸에게 톡이 왔어요.

역에서 만나 봐 뒀던 옷을 사자고요.

 

이미 저는 귀가해 막 옷을 갈아 입었고 

애는 모르고 있었고요. 

 

전철역은 단지와 붙어있지만 대단지라 도보10분.

"내일 가자.  녹초가 됐다."라고 답을 보냈더니 

내일 약속이 있다길래 제가 나갔어요.

3시간 있다가 들어왔고요.

쇼핑내내 목이랑 허리가 아팠어요.

짝다리를 짚었다가 목을 젖혔다가...

 

오는 길에 마트 초밥을 사 오곤 해요. 자주는 아니고요.

집에 은둔하는 둘째 식용 왕성한 아들이 있어서 양을 넉넉히 사곤 했는데 딸이 극구 자기는 맛만 볼거라고 고집을 피워서 한팩만 사자는 거예요.

초밥 갯수로는 12개정도 있는.

초밥 맛만 볼거고 동생이 거의 먹으면 되고,

소고기 구워 먹어도 되고.

 

사실 저는 퇴근하면 온몸이 피곤해서 내 입에 밥 넣을 힘도 없을 정도라 저녁식사를 애들이 그걸로 하면 따로 준비를 안 해도 되니 그걸 바랐거든요.

나야 물 말아서 김치에 한술 뜨면 그만이니까요.

딸애가 집에 뭐 반찬있냐고 물어서 김치국 끓이려고 돼지고기랑 콩나물 사 놨다고 했더니 그거 해서 먹재요.

 

집에 와 콩나물 씻고, 김치 썰고, 고기 넣고 끓일 동안 딸애는 맛만 본다더니 초밥을 6개 먹고, 은둔하는 아들도 초밥을 방으로 가져다 먹고요.

초밥 6개가 스무살 코앞인 아들 배에 차기나 할지.

맛만 본다더니 동생하고 꼭 반씩 나누려고 하면서.

 

국이 다 끓어 방에 들어간 애들을 불렀더니 딸애가 밥은 안 먹고 맛만 본다고 앉았어요.

 

글이 길어졌네요.

저도 국을 퍼서 먹으며 말했어요.

"9시간 만에 앉아본다. 점심도 굶고 일을 하니 속이 쓰릴 정도다" 했어요.

그랬더니 딸이 짜증을 내고 이미 다 먹었으니 일어나네요.

자기도 점심을 굶는다고.

아프다는 소리를 그렇게 입밖으로 내야 하냐고요.

 

노동일을 하면서도 점심도 못 먹는 나랑 네가 체력이 같냐고 했더니 자기는 60돼서도 아프다는 소리는 입 밖에 내고 살지 않을 거래요.

 

하루 전 내피 수준의 얊은 옷을 입고 나가길래 춥다 겉옷 따뜻하게 입고 나가라 했더니 듣는 척도 안 하고 나가고 결국 그날 저녁 퇴근길에 감기약 좀 사다 달라던 애였고 제가 사다 줬거든요.

 

지 옷 사러 가자기에 따라 가 줬고 3시간을 서 있었는데 엄마에게 할 소리인가요?

평소 외출,귀가시 온다간다 한마디의 말도 없고,

내가 카톡을 보내도 10일 넘게도 안 읽으면서 본인들 톡은 당연히 엄마가 바로 볼 줄 알고 귀가길 지하철내에서 카톡을 보내고.

 

궁핍하게 키웠다고 엄마에게 원망과 입을 닫고,

학교를 거부하고 몇년째 방안에서 은둔하는 동생으로 엄마가 제정신으로 살지 못하고 있는 거 안 보이는지

자기도 이 집의 피해자라고 하고

지 생일 한번 잊었다고 생 난리를 치고.

내 기억으론 애들 생일상은 꼭 차려줬는데 딸애가 우기니 내가 보여줄 사진한장 증거가 없어요.

그러는 지들은 엄마 생일이 언제인지도 모르는 애들이...  

 

지 음싁은 지가 해 먹는다고 딱 자기 양만 해서는 방억 갖고 들어가 먹고,  일하고 들어와서 피곤한 나를 위해 양을 늘려 동생 것도 조리해줘라고 했더니. "나는 쟤 엄마가 아냐! " 이렇게 말하고.

 

알아요. 

부부 사이가 안 좋으니 애들도  저런다는 걸.

그래도 억울한 게 애들 하나만 보고 살았는데 

내 입에 고기 한 점 먼저 안 넣고, 밖에서 간식하나 생겨도 애들 주려고 챙겨와 먹이고, 절임배추 사는 돈도 아까워 생배추 절여서 김장담그고 배달음식 한번 안 시키고 가끔 애들 치킨은 시켜줘도  진짜 절약하며 애들만 보고 긴 세월 살았는데

 

자식 농사 실패인 것 같고

너무 서운하고 눈물나요.

 

내가 나를 못 위해주니 자식들도 우습게 아는구나.

참으로 내가 헛살았구나.

내 자신 스스로의 잘못이구나.

 

탄탄한 직장 남 편.

그의 말대로 편하게 전업주부했죠.

집에서 놀고 먹는 년이란 그의 소리보다 

사춘기 절정인 아들이 그 말을 똑같이 제게 했을 때 

뇌에 번개를 맞은 듯 했어요.

그래서 새벽일 험한일 지저분한 일 안 가리고 노동일을 시작했어요.

 

20년 넘은 전업주부가 할 일이 없더군요.

내가 언젠가 혼자서 살 수도 있을지 모르고 자립심을 키워야 겠구나.

죽기 살기로 일을 했어요.

점심도 돈 아까워 안 사 먹어요. 먹을 시간도 없고요.

 

공직자 재산 신고로 추적당해서 남 편이 알까 오롯이 현금으로 갖고 있어요.

빌라 지하 원룸 얻을 보증금 정도 모았고, 내 스스로 놀라워요.

 

하늘에 계신 엄마아빠와 대화해요.

"엄마, 철없는 막둥이가 이런 일 하니 센찮허지? 그래도 나 잘 하고 있지? 나 좀 지치지 않게 그곳에서도 빌어줘요."

 

글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긴 넋두리 글 읽어줘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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