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이 힘들다는 생각은 했지만, 대통령과 생각이 다를 거란 건 상상도 못했습니다.
검찰을 속속들이 정말하게 들여다보셨나요?
대통령께선 "개혁은 외과시술적 교정이 유용할 때가 많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집의 리모델링을 위해 철거하다 보면 밑동까지 썩어 재건축이 불가피한 경우가 생깁니다.
이승만 정권의 반민특위 해체와 친일파 회생은 '행정 공백'을 우려한 타협이었으나, 결국 그들이 권력의 핵심으로 부활해 정의를 굴절시켰습니다.
단죄되지 않은 과거는 사라지지 않고, 기득권의 뿌리가 되어 오늘날 기득권이 되었습니다.
공직사회의 부패는 일부 미꾸라지의 문제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친일파 후손들이 과오를 '일부의 실수'라 주장하며 경제 발전 뒤로 숨는 동안, 최근 임명된 이병태 교수 같은 이들은 '역사적 재해석'이라는 미명 아래 독립운동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정녕 화합이고 다름을 인정해야 할 대상입니까?
대통령님과는 달리 전, 일부의 '일탈'이 아니고, 조직적 '범죄'라 생각합니다
사법 정의를 위해 용기 있게 판결하는 법관이 더 많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대통령께선 무엇 때문에 '법왜곡죄'를 승인하셨습니까?
문형배, 이진관 판사 같은 이들도 있지만, 여전히 권력에 굴복해 정의를 비트는 법관들이 존재하기 때문 아니었습니까?
대통령님께선 무죄 판결로 살아남으셨지만,
그것이 사법 시스템의 건전함을 증명하는 일반화의 근거가 될 순 없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검찰 수사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삶을 던졌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은 가족과 주변인을 지키려 "아무도 원망하지 말라"며 몸을 던지셨고,
노회찬 의원님은 정의당에 올 화살을 안고 투신하셨으며,
박원순 시장님은 쏟아지는 검찰발 수사 기사에 결별을 택하셨습니다.
본인이 가혹한 수사를 뚫고 살아남았다고 해서,
검찰개혁의 고삐를 늦추는 논리를 정당화할 순 없습니다.
대통령님의 '현재'를 일반화하지 마십시오.
검찰의 무소불위 권력은 일제강점기 '검사 동일체'라는 식민지적 권위주의에 뿌리를 둔다 생각합니다.
흰개미 떼가 기둥을 갉아먹고 있는데 익충이 섞여 있다고 방치한다면 집은 무너집니다.
조직 구성원의 상처를 걱정하며 개혁의 칼날을 무디게 하는 동안, 검찰이라는 괴물은 소중한 인재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조직의 안위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희생되는 사람들의 생명과 인권입니다.
초가삼간이 아니라 썩은 기둥을 갈아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국가 전복이 아닙니다.
일제강점기부터 이어진 검찰의 기형적인 독점 권력을 민주주의 국가의 상식에 맞게 '정상화'하자는 것입니다. 상식을 회복하는 것이 어떻게 혁명이 됩니까?
단죄 없는 통합이 가능합니까?
우리 역사는 단죄 없는 통합은 '평화'가 아닌 '악의 재생산'으로 이어졌습니다.
반민특위 해체로, 친일파를 단죄하지 못했기에, 오늘날 독립 운동가들이 홀대받고 친일 부역자들이 '건국의 주역'으로 둔갑하는 비극이 벌어졌고,
전두환 사면해 주었기에, 5.18 학살자를 칭송하는 무리가 있고, 그걸 "계엄군은 정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떵떵거리며 살고 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수사 방식을 단죄하지 못했기에, 검찰은 더 곤고한 성벽을 쌓았고, 무소불위의 칼날을 휘둘렀지요.
정치검사는 수사로 정치를 합니다. 이들이 개과천선 할 거라 보시나요? 빈틈을 보다 견고하게 매울 겁니다.
법은 이제 단순한 통치 수단이 아니라 '정의'를 위해 존재해야 하듯,
법을 다루는 조직은 오작동이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계속 적용하며, 다듬어 가야 한다 생각합니다.
친일 청산이 '통합'이라는 이름 아래 좌절되었을 때 정의는 실종되었듯,
대통령의 '조심 또 조심'이 그 실패의 전철을 밟는 것이라면,
지지층의 배신감을 넘어 역사의 비극이 될 것입니다.
저는 오늘 부로 페이스북 활동을 접으려 합니다.
행정과 외교에 뛰어난 대통령이시니,
대통령님 덕에 저는 휴식을 취하며 생각을 정리해야겠습니다.
다들 건강하십시오.(박영희 쌤 글 펌)
https://x.com/Jaemyung_Lee/status/2030672157374894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