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에 지하철을 탔는데 맞은편 임산부석에 노숙자 비슷한 남자가 앉더군요. 저는 책을 보고 있었는데 그 남자가 일어나 제 쪽으로 오더니 갑자기 책이 어쩌고 하면서 뜻모를 소리를 크게 지르는 거에요.
지하철 안 사람들이 깜짝 놀랐어요. 다시 임산부석으로 가서 앉더니 간헐적으로 이상한 소리를 지르더군요. 그러다가 제 옆 사람이 일어나고 다른 사람이 앉으려는 순간 그 남자가 일어나 다가와서 저더러 코트 치우라고 하더라구요. 제가 입은 코트가 옆사람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는데.
신고 문자를 보내려고 검색을 하는데 다행히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어요. 냄새도 나고 행색이 깔끔하지 못한 건 괜찮은데 무슨 일 벌어질까 무섭더라구요.
돌아오는 지하철에는 초등 남매가 앉아있었어요. 저는 서있다가 남매 옆에 자리가 나서 앉았는데 보니까 부모님이 근처에 안 보이더라구요. 너희들만 탔니 하고 말을 걸어보려는 찰라, 제 오른쪽으로 자리가 나서 어떤 남자분이 앉았는데 그 남매의 아버지더라구요.
제가 자리를 바꿔드리니 그 옆에 있던 어머니가 뻥튀기를 하나 건네주셨어요. 애들 간식인 것 같았는데 감사히 받았어요.
아침에는 영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귀여운 남매를 보고 뻥튀기도 얻어먹어서 기분이 좋아져서 돌아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