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월정사에는 인재가 없는 걸까?
이 질문은 다소 도발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정념 스님은 분명 행정가로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 분이다. 그의 지도 아래 월정사는 수행과 포교의 중심 도량으로 성장했고, 현대 불교계에서 상징적인 존재감을 가지게 되었다. 이 공로를 폄하하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한 자리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다는 인상은 피할 수 없다. 2004년 이후 20년 넘게 교구본사를 이끌고 있다. 몇 만기째 주지 소임을 혼자 독식하고 있다. 마치 어느 대통령이 떠오를 정도다. 물론 불교계 특유의 질서와 전통이 있겠지만,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지도자의 역할은 단지 현재를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미래를 준비하고, 후배에게 자리를 내어줄 줄 아는 용기도 필요하다. 후학에게 기회를 열어주고, 인재를 발굴하고, 스스로는 한 걸음 물러나 그들을 지켜보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리더십 아닐까.
상좌가 수십 명에 이른다고 하니, 언젠가는 오대산 월정사 조실로 추대되는 날도 오지 않겠는가. 그렇게 된다면 또 다른 역할로서 불교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