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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한결같다는 말은 대개 긍정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변함없는 성실함이나 뚝심을 칭찬할 때 주로 꺼내 드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룹 블랙핑크 지수에게만큼은 이 단어를 뼈아프게,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로 적용해야 할 것 같다. 데뷔작부터 이번 신작에 이르기까지 지수의 연기력은 한결같이 대중의 비판을 받고 있다.
데뷔작인 ‘설강화 : snowdrop’를 시작으로 ‘뉴토피아’ ‘전지적 독자 시점’까지. 지수는 그동안 호기롭게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해왔지만 대중의 평가는 늘 살벌했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고구마를 베어 문 듯 답답하게 울려 퍼지는 특유의 발성, 깊은 감정선이 전혀 읽히지 않는 1차원적인 표정 연기는 수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보완되지 않은 채 극의 몰입도를 산산조각 냈다.
지난 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월간남친’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번에는 나아지지 않았을까란 기대감을 품고 본 스스로가 우스워질 정도로 지수에게서 발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상대방과 감정이 조금씩 깊어져야 하는 중요한 신에서도 지수는 어김없이 밋밋한 표정 연기로 일관하며 몰입도를 깼다. 게다가 서사가 쌓이고 분위기가 고조되어야 할 결정적인 순간, 특유의 단조롭고 산통을 깨는 목소리 톤이 흘러나와 기껏 쌓아 올린 극의 텐션을 순식간에 무너뜨리고는 했다.
이런 짙은 실망감과 답답함은 이번 신작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폭발하고 말았다. 그동안 지수는 작품 관련 매체 인터뷰도 일절 진행하지 않았기에, 연기력 논란에 대한 본인의 허심탄회한 생각이나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소통의 창구가 전무했다. 도대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너무나도 알고 싶었기에, 제작발표회라는 공식 석상에서 물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허탈함 그 자체였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마주하고 뼈를 깎는 노력의 과정을 들려줄 것이란 기대와 달리, 지수는 그저 이번 작품으로 캐릭터와 ‘착붙’이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는 해맑은 소망만을 늘어놓았다. 문제의 본질을 교묘하게 회피하며 포장하는 듯한 태도에서, 연기를 대하는 그의 진짜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의구심이 피어오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여기에 연출을 맡은 김정식 감독은 “노력이 재능을 이기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황급히 방패막이를 자처했다. 하지만 도대체 그 훌륭한 노력이 현장에서 어떤 형태로 발현되었는지는 끝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 화면이라는 결과물로 증명되지 못한 모호한 노력을 시청자가 언제까지 넓은 아량으로 상상해 주며 품어야 하는가.
수많은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현장에서 피나는 치열함으로 깨부숴온 편견의 벽을 지수가 다시금 견고하게 쌓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은 무척이나 안타깝다. 글로벌 스타라는 거대한 이름값 덕분에 너무나도 쉽게 주연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무게감을 인지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단순히 경험 부족이나 실력 부족을 넘어, 진정성 있는 도전 의지와 노력 자체에 대한 회의감마저 든다. 매 작품 한결같이 달라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은, 배우라는 타이틀과 주연이라는 자리 자체에만 욕심을 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게 만든다.
물론 무대 위에서 K팝의 위상을 드높이는 대체 불가능한 블랙핑크 멤버이자 명품 브랜드 앰버서더로서의 행보는 진심으로 자랑스럽고 열렬히 지지한다. 하지만 배우 지수로서 대중 앞에 계속 서고자 한다면, 말뿐인 포장 대신 철저하고 냉정하게 오로지 연기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그것조차 해낼 각오가 없다면, 단호하게 되물을 수밖에 없다. 노력이 재능을 이긴다던데, 지수 씨는 연기 재능도 없는데 왜 노력을 안 합니까.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