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에 대해 AI에게 질문하다가
우연히 서사가 연결되는 다른 소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Wild sargasso sea라는 제목의 소설인데
제인 에어 속 다락방에 갇힌 미친광이 아내 버사 메이슨의 비극적인 전사를 다룬 작품이래요.
작가 Jean Rhys가 제인 에어 소설에서
"남미 출신의 갑부딸로 정신병을 속이고 사기결혼을 했다는" 버사의 짧은 서사로부터 당시 실제하던
크리올(creole)들의 불행한 삶을 오버랩해서
억압당한 채 사라진 그들의 서사에 정당성을
불어넣었다고 하네요.
크리올(creole)이란 카라비안과 남미쪽 식미지에서 태어난 백인 여성들을 일컫는데, 노예 해방령 이후 탈식민지가 시작되면서 이들은 가족의 재산을 보존하기 위해 영국 본국의 하급 귀족이나 자산가들과 결혼하고 본국으로
이주하게 되는데, 태생적 문화적으로 너무 달라서
평탄한 결혼생활이 어려웠대요. 그래서 남편의
무관심과 학대 속에서 정신병을 앓게 되어
다락방 속에 갇혀 생을 마치는 경우가 있었구요.
Wild sargasso sea는 작가인 진 리스가
직접 겪은 식민지주의와 가부장적 지배로
정체성을 잃고 고통받던 크리올 여성들의 삶을
자서전적으로 그려낸 소설이라고 하네요.
당연하게도 이 소설 속에서 로체스터의 정체성은
제인 에어 속 남주 로체스터의 정체성과는
아주 다르게 나타나네요. 제인 에어 속 로체스터가
자기의 뜻과 상관없이 불행한 결혼에 묶인
피해자적인 측면이 강했다면,
진 리스의 소설 속에선 크리올출신 아내를
학대하는 가부장적 남편이겠지요.
(아직 이 소설은 읽지 못하고 자료만
읽었어요)
제인 에어 소설이나 영화를 좋아했던 이유 중에는
강력한 가부장적 시대에서 고아처럼 자라나
독립적이고 자주적으로 사랑과 결혼을
선택하는 여주인공도 매력적이었지만
로체스터의 피해자적인 정체성에 대한 연민도
컸던 것 같은데,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크리올 여성들에 대해 알고나니
제인 에어 주인공 두 남녀를 향한
환상이 팍 깨어졌네요.
제인에어의 작가 샬롯 브론테는 동시대를
살았던 크리올 여성들에 대해 무지했던
걸까요? 여성 작가가 그들의 실상을 잘 알았더라면
제인 에어 속 미친광이 아내는 탄생할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