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박구용교수와 김어준

박구용: 지금 예를 들어서 어준 씨가 어느날 갑자기 '내 방송을 누구도 안 듣는다든가, 내가 하는 것이 더 이상 시대를 앞서 나가거나 시대를 해석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느낌이 쓸 수 있잖아. 그러면 무슨 생각이냐? 아 다른 길도 없나?

 

김어준: 아니 하던 일을 멈춰야 된다고 생각해.

 

박구용: 그렇지. 멈추면 되잖아.

 

김어준: 어, 나의 역할을 끝났고 나는 이제 패션 디자이너가 돼야지, 그런 날을 내심 기다려 나는.

 

박구용: 그게 안 갖춰진 사람은 어떻게 되겠냐 이거야.

 

김어준: 무섭지.

 

박구용: 그러면 그때 공포가 온다는 거야. 그런 사람들이 몇 명이 모이면 그 커뮤니티를 다 파괴한다는 거야.

 

김어준: 요즘 민주당 상황에 대해서 얘기하려는거야?

 

박구용: 그렇지.

 

김어준: 이야, 이 얘기가 거기서부터 여기까지 온 거야?

 

박구용: 이렇게 길게 얘기한 거야. 지금 아 힘드네.

 

김어준: 무슨 얘기 하려는지 머릿속에 정리가 되네. 오케이. 정청래 합당 제안, 이게 다수의 의원들에게 지방 선거를 위한 방정식이 아니라, 총선의 공천권이나 대선 레이스를 의미했어. 그러자 지난 전당대회에서 정청래에게 해했던 그룹이 있을 거 아니에요. 바로 그 그룹의 생존 본능, 공포가 자극된 거지. 그러자 합당논의는 사라지고 때이른 권력 투쟁이 시작돼 버린 거야.

 

박구용: 그렇죠.

 

김어준: 지금 그 현상을 이 책의 이론에 빌어서 이제 얘기해 보려고 하는 거였구나.

 

박구용: 우리가 파괴될 수 있다는 걸 말해주려고 하는 거야.

 

김어준: 물론 정청래 제안의 거친 방식에 책임이 없는 건 아니나, 설사 부드러운 방식이었다 한들, 나중에 보니까 결과는 매 한 가지였을 거라고 보는 것이, 왜냐면 본질이 방식이 아니라 공포니까.

 

박구용: 그렇죠. 나는 다른 것은 다 이해를 했어요. 정치 권력 투쟁이라고 보면 이해할 수 있거든 금방.

 

김어준: 원래 정당에는 권력 투쟁이 있으니까.

 

박구용: 네. 근데 이게 공포에 기반했다는 확증을 갖게 된게 뭐였냐면, 초선 의원들이 갑자기 합당을 반대하는 쪽이 서거든요. 자, 이번 지방 선거에서 큰 변화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컷오프가 없습니다. 두 번째, 지역 위원장에게 공천 심사 권한이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지역 자치 단체장, 시의원, 도의원, 군의원.

 

김어준: 자기 세를 만들 기회가 없는 거죠.

 

박구용: 그렇죠.

 

김어준: 국회원들은 총선이 중요하죠. 자기를 위해 선거 운동을 해 줘야 하잖아요. 지방 선거에서 그런 사람들이 선발이 돼 가지고, 하나의 그룹으로 권리당원도 모으고 선거운동도 하면서, 자기 총선을 도와줘야 되는데, 이번 지방 선거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만들 기회가 없어진 거예요.

 

박구용: 박탈됐습니다.

 

김어준: 불안이 자극되죠.

 

박구용: 그렇죠.

 

김어준: 게다가 1인 1표 제로 바꿔 버렸단 말이야. 그래서 권리당원은 힘이 더 세졌어. 생존 본능에 알람이 울린 거죠. 그런데 어머 다른 당까지 끌고 들어와? 다음 총선에서 예측 가능성이 굉장히 떨어진 거죠. 그런 사람들 입장에서 보자면 정청래가 다시 연임을 한다 그러면 자기가 공천에서 탈락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박구용: 아주 높아진다고 공포를 갖는게...

 

김어준: 나는 그건 착각이라고 생각하나.

 

박구용: 저도.

 

김어준: 그 다음부터는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거지.

 

박구용: 이때부터 그들을 지배하는게 뭐다? 공포가 됐다.

 

김어준: 모두는 아니더라도 그게 자극된 사람들이 있어 보인다.

 

박구용: 예. 공포가 들어오는 순간 경쟁적인 감정이 사라져 버린다는 거예요. 이 사람의 핵심은.

 

김어준: 정당 내에서 권력 투쟁이 벌어진 거거든. 정당의 기본 생리긴 한데, 권력 투쟁은 끊임없이 일어나요, 원래. 근데 이제 두 가지 점에서 예외적이죠. 하나는 너무 이르다. 지금 이재명 정부가 막 출범했는데 절치부심하고 같이 으쌰으쌰 해야 할 땐데, 자기 생존을 위한 권력투쟁을 지금 벌써 벌여? 두 번째는, 자기 공포에서 출발한 생존 본능을 드러낼 수는 없으니까 거기에다가 이름표를 붙여, 이재명이라고. 이게 이재명의 뜻이라고. 안 그래도 때 이른데 가면을 썼으니까 반칙이지.

 

박구용: 그렇죠. 이게 공포 패밀리라고 이 사람이 말하거든요. 단계가 있는데 첫 번째가 뭐냐? 보복적 분노를 자극한다는 거죠.

 

김어준: 보복적 분노가 뭐야?

 

박구용: 뭔가를 응징해야 된다는 생각을 만들어 낸 거예요.

 

김어준: 어, 그렇지. 자기 거를 뺏어가려고 하니까.

 

박구용: 응징. 내가 정치에 관심을 가진 날 이래로 오늘처럼 좋은 날은 없어요.

김어준: 정권도 잡았죠, 국회도 좋죠, 여론 지표 좋죠, 외부의 적이 없으니까 그런 면도 있어요.

 

박구용: 윤석열을 만들어낸 자가 누구냐 하는 식으로 막 끄집어내는 거거든요. 그게 보복적 분노예요. 내란을 극복하면서 우리 진영 내에 감정 재산이 많이 털렸어요. 각박해졌어. 공포에 사로잡힌 자들이 보복적 분노를 자극하니까

 

김어준: 자기 불안을 그렇게 해소하려는 거죠. 내 불안은 저들 때문이야.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은 황당하지. 그 사람들이 입힌 적 없는 피해로 처벌받는 거야 지금

 

박구용: 그래서 지금 윤석열을 만들어낸 사람들을

 

김어준: 문재인은 윤석열을 만들어냈다는 거야. 실제로는 문재인 지지자들이 이재명 지지자가 된 거거든요.

 

박구용: 그렇죠. 당연히

 

김어준: 자기가 무서워서 그렇다는 걸 인정할 수 없으니까 외부의 적을 만들어내야 돼. 윤석열은 갔으니까. 남은게 진영 내에 밖에 없는 거야.

 

박구용: 그게 퇴임 당시에 우리 진영 80%가 지지했던 대통령을 갑자기 악마로 만드는 거예요. 이런 사람들이 마지막 또 가는게 뭐냐? 혐오를 조장해 낸다는 거야.

 

김어준: 그렇지. 왜냐면은 혐오는 배제시키기 위한 스텝이거든. 요 집단을 오염된, 불결한, 그러니까 윤석열을 만들어 낸 층으로 포장해 가서 이들을 배제하는 거야. 그래야지 나머지가 안전해진다고 주장하는 거지. 이게 파충류의 뇌인데, 혐오는 배제를 위한 메커니즘이에요.

 

박구용: 이재명을 살리려면 문재인을 죽여야 된다는이 신기한 논리를 만드는 자들이 누구냐는 거야.

 

김어준: 문재인 지지층을 다 걷어내고 나면 뭐가 남냐고, 얼마나 남냐고.

 

박구용: 근데 마지막 단계에서 이들이 자극하는 건 딱 재밌습니다. 시기심을 불러일으켜. 이게 공포 패밀리예요. 자기 것이 뭔가 지금 빼앗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빨리 올라탄다는 거야, 여기에. 이 사람이 감정 관련된 연구를 아주 많이 하신 분이에요.

 

김어준: 우리 지금 상황에 딱 들어맞는 책이네. 공포가 작동시킨 인간 감정의 기본 메커니즘이 이런 식으로 움직인다는 거잖아. 이론에 딱 들어봤는 현상도 지금 많지. 자기가 못 가진 걸 가진 타인을 끌어내려야 자기가 보존되는, 자기 자존이 사는, 그런 감정이 다 패밀리다.

 

박구용: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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