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생 81세 엄마인데요..3남매 제가 누나이고 남동생만 2명 있어요.
재작년 말에 아버지 돌아가시고 엄마랑 어디 다니면 얼마나 다니겠냐 싶어서
몇 번을 엄마한테 여행을 권했어요.
경비를 대시라는 것도 아닌데 그냥 거절하세요.
멀리 가는 여행을 말한 것도 아니고 일본이나 아니면 제주도라도 1박2일 일정으로
말해도 다음에...뭐 두리뭉실 그런 식이세요.
차라리 난 여행 이제는 싫다 하시는 것도 아니고
tv에 어디가 나왔는데 멋있더라고는 하시거든요.
엄마가 효도밥상에 다니시면서 점심은 해결하시고
화,목,금요일은 실버문화센터에서 취미활동을 하세요.
그런데 여길 빠지는 걸 싫어하시는 거 같아요. 그렇다고 활동 후에 사람들과 더 어울리는 것도
아니고 끝나면 그냥 집으로 오세요.
제가 이번 수요일은 문화센터 수업이 없으니까 효도밥상 가지 말고
나랑 같이 바람 쐬고 점심 먹고 커피 마시고 오자 했더니
귀찮다는 듯이 어딜 가려고 그러는데...그러면서
쓰잘데기 없는데 시간낭비 하냐고 하는데 저도 욱해서 이제 엄마한테는 두번 다시 여행 얘기도
안하고 어디 바람쐬러 가자고도 안 할거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마음대로 해라...다음에라도 가자 하면 가면 되고 안가자 하면 안가면 되고 뭐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는데 제 마음이 엄청 상하더라구요.
전 그런 두리뭉실한 화법을 안 좋아 하거든요.
여행 계획을 세우다가도 엄마한테 말해볼까 싶은 마음이 자꾸 들고
물어봤자 안 가신다고 할게 99%인데 1%의 기대감을 가지고 물어보고는
거절하시는 거 보면 역시 그렇지...싶은 실망감도 들고 짜증감도 들어요.
제게는 딸이 하나 있는데 지금은 일때문에 멀리 떨어져 있어요.
그래서 딸과 하고 싶은 여행을 생각하면서 엄마랑 해 볼까 했는데 많이 아쉽고 매번 거절 당하니까
속상하네요.
예전에 도둑이 든 적도 없는데 집을 비워둔다는 걸 병적으로 싫어하시는 거 같고
지금보다 젊은 시절에 여행은 많이 보내드리긴 했어요.
아버지랑 사이가 좋아서 돌아가셔서 그리워 한다거나 그런 것도 없거든요.
제가 챗지피티 한테 이것저것 얘기하니까 제가 사랑을 말로 확인받지 못한 사람이라
명확한 말, 따뜻한 표현, 존재 인정을 갈망한다고 하더라구요.
엄마와의 여행 저도 엄청 꿈꾸었는데 이제는 그만 하려구요.
저희집은 어렸을때 형편이 안 좋아서 시장에서 가게를 했는데
엄마랑 백화점은 꿈도 못 꿨구요...그저 1년에 한번 정도 동대문시장 같이 가 보긴 하지만
엄마는 늘 바쁘게 혼자 앞으로 막 걸어가고 나보고 빨리 따라 오라고 했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마다 엄마랑 편하게 천천히 옷 구경 좀 해 보고 싶다 했는데
지금까지도 그런 일은 없네요. 전 면접때 입을 자켓도 어디 시장인가 학교 앞 옷가게에서
적당히 사서 입었거든요
전에 면접때문에 꼼빠니아 사준 엄마 얘기도 부럽고
모녀여행 후기도 부럽고 엄마랑 사이 좋고 애틋한 분들 얘기 보고 들으면 너무 부러워요.
제가 외로움을 참 많이 타는데 이게 다 어렸을때부터 쌓여 오던 거였나봐요.
남동생들은 남자라서 그렇고 그나마 가족 중 여자는 엄마였는데
나와 통하는게 전혀 없었으니 참 외롭게 크긴 했네요.
친구들과 여행하라고 하지만 여행 갈 만한 친구도 딱히 없어요.
멀리 떨어져 있는 내 딸이 많이 보고 싶은데 얘도 한 시크 하는 애라
보고 싶다는 말 많이 하면 싫어할까봐 그저 조용히 안부만 묻고 한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