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원글 읽고 댓글들 읽다보니 제 생각이 나서 아침에 한마디 적어봅니다
제 남편도 제가 없으면 고독사 하기 쉬운 사람이고, 며칠전 지인과 함께 만났던 분중 한분이 미국cpa 자격증도 있는 분이라는데 심각한 알콜중독이 있더라구요
이 분도 배우자가 매일 나가 살라고 하는데 나가 살면 고독사할게 뻔하니 최대한 구박 받으며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여자보다 남자가 왜 고독사가 더 많은가..
이건, 그동안 남자가 여자보다 크게 주어진 책임감이라는 프레임안에 갇혀서 스스로 벗어나지 못한데서 오는 문제인거 같아요
남자가 책임져야 할 일이라는게 밥하고 살림하는게 아니라 나가서 돈벌어 가족들 편히 살게 해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사회적으로 부여했었잖아요
그래서 젊었을땐 열심히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보려 했으나 점점 내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느껴지고 뒤쳐지는게 느껴지면 불안감에 알콜을 찾게 되고, 이제 50대가 되면 불안감이 공포로 변해 자포자기 하게 되는거죠
자포자기한 상태에서 내 몸 위해 끼니 제대로 챙기는건 사치라 여겨지고 이미 생각은 불안과 공포가 뒤섞인 상태여서 현실파악이 전혀 안돼버립니다
주변의 압박이 있으면 더 미쳐버릴거 같고 뛰쳐나와 홀로 생활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혼자 살아봐야 굶어죽지 않기 위해 막노동이라도 하며 밥도 해먹고 정신차릴거라고 생각하지만, 전혀 생각지 않은 방향으로 살아갑니다
혼자 살아보게 하는것도 20대 의욕이 왕성할때 경험하게 해줘야지 이미 삶의 의욕을 놓아버린 사람에겐 그냥 죽을날 기다리는 시한부 인생이예요
우리가 보기엔 혼자 살다 쓸쓸히 죽어 갔다 생각하며 고독사라 이름 붙였을지 몰라도 본인들은 오히려 그동안 괴롭혔던 불안과 공포에서 해방되어 죽어가는게 한줄기 희망일수도 있어요
여자에겐 사회적 책임이 없었기에 남자보다 고독사가 훨씬 적을수밖에 없어요
제 남편도 큰 돈 벌어 머누라한테 안겨 주는게 자기 일이라 생각하지 마누라 감기걸려 밥 못해도 자기가 끼니 챙겨야 할 사람이라고 1도 생각 못해요
물론 그렇지 않은 남자들이 대부분이겠지만 극소수 이렇게 사고가 콘크리트처럼 굳어져 있는 사람들이 문제가 되는거잖아요
미국cpa 자격증 있다는 분도 얘기를 깊게 하다보니 사실 자격증이 있는게 아니라 공부하다 중간에 그만 두고 이일저일 전전하다 지금 그렇게 되신거 같았어요
그분은 자기가 자격증 따지 못한게 컴플렉스가 되어 자기 이상은 미국cpa이고 현실은 노숙자수준인 차이를 인정 못하니 매일 알콜만 찾고 집에서 골치아픈 사람이 되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 취급 받으며 살고 있더라구요
우리가 자식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공부 열심히 하면 돈 많이 버는 직업 가질수 있고 사회적 명성 가질수 있다고 푸쉬하는것 보다
무슨 일이든 성실히 하는 모습이 제일 아름답고 훌륭한 삶의 자세이고 설령 그 댓가가 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자체로 훌륭한 것임을 일깨워주는거예요
삶과 마음이 현실과 공존하고 있어야 배고프면 밥 해먹을 생각이 나고, 돈 떨어지면 알바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거고, 그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삶에 최선을 다하는 훌륭한 모습이거든요
제 남편도 부모의 기대가 엄청나서 부모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니 작은 일이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포기하는 쪽으로 생각이 움직이더라구요
부모님은 자꾸 그런 아들을 탓하는데 부모님이 문제였다는건 전혀 생각하지 못하십니다
이 아들 키울때 얼마나 공들였는지만 생각하고 안타까운 생각만 하시지요
돈이 삶의 중요한 잣대가 되어버린 세상
在行無常
변하지 않는게 하나도 없는 세상에서 내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든 잘하고 있고 잘 살고 있는거라고 인정하고 칭찬해주고, 내 자식들에게도 매일 현실에서 안정감을 얻고 힘을 얻을수 있도록 해주는게 부모의 역할이고 책임인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