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한창 어릴 때는
일요일 아침마다 밥하라고 나를 깨웠어요.
나도 취업했고 평일에는 거의 전업주부 모드로 애 키우기 살림하기 도맡아
했는데 일요일 마저도 밥하라고 늦잠자는 나를 깨우면
미친년처럼
"헌법에 여자가 밥하라고 써있냐?"
발광을 해도
학습이 안되는 저 자는
그 다음주 일요일에도 어김없이 나를 깨웠습니다.
아침잠 유난히 많아 고3때도 1교시 시작해야 학교들어가던
나를 말입니다.
일요일 아침마다 싸우면 애들은 주눅들어 있고
아들아이는 중학교 작문시간에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부모의 싸움을 어떤 마음으로
지켜봤는지 글을 쓴 적이 있어요.
그뿐 아닙니다
쩝쩝거리며 먹어서 뭐라고 하면
"맛있게 먹는데 왜 그러느냐?"
고 하고
반찬 헤집고
밥먹다가 성질부리고
여튼 저런 짓을 30년 넘게 했고
이제 더 이상
저 자와 밥을 같이 안 먹습니다
애들은 다 떠나고 남편과 둘만 남았고
국이나 찌개정도 끓여놓으면(남편 용)
혼자 차려먹고
저는 커피랑 식빵이랑 샐러드 정도 아침으로 먹어요.
애들오면 같이 밥을 먹기는 합니다
지난 해 며느리 첫 명절 방문 때
전날 며느리랑 아침은 건너뛰거나 자율적으로
해결하기로(며느리도 아침을 안 먹는대요)
했다고 통보했는데
아침에 일어나 나를 깨웁니다
"며느리가 밥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여튼 좀전에 남편은 혼자 밥 차려서 먹고
나는 내 아침만들어서 컴 앞에 앉았는데
저 자는 알까요?
30년 상대에 대한 배려없이 살아온 업보라는 걸
꼭 알아야 하는데
아마 내 원망만 하고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