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남편이 달라졌어요.

저희 남편은 무심의 끝판왕이에요. 

남한테 진짜 관심 없고, 친절하지 않아요. 

표정도 무표정에 말투도 재수없는 말투처럼 들려요. 

호불호도 엄청 분명하고, 대충 맞춰주는 법이 없고요. 

본심은 좋은 사람인데, 남을 대하는 태도들이 이래서 저한테까지 이런 면들이 나오죠. 이런 게 쌓여서 가끔씩 왕 서럽거든요. 

근데 요즘들어 남편이 자상해졌어요.

 

어제 제가 영화 뭐 보고 싶다고했더니 바로 예약해서 오늘 보고왔어요. 아침 영화라 시간이 빠듯한데도 제가 아침 빼먹으면 배고파하는 거 알고 뭐라도 먹이려고 생각해주더라구요. 원래같으면, 딱 맞춰 가는거 싫으니까 영화 끝나고 먹자고 할 사람이에요.

 

영화관에 주차장이 없어서 한참 헤매다가 모두의 주차장을 찾아가서 기계식 주차를 하는데, 입차하기 전에 엡에서 결제하고 가야하는 건줄도 모르고 막무가내로 차 들이밀고 있었는데 남편이 그사이에 앱 들어가서 알아서 결제헤놨더라구요. 예전같으면 이것도 짜증낼 거리에요. 

 

의미없는 아이쇼핑도 싫어하는 사람이 오늘 두시간을 의미없는 쇼핑에 함께해주고요. 본인건 사고싶은것도 참고 제것만 사래요. 

 

요즘 매일 이런식으로 당황스러운 좋음이 이어지고 있어요. 

근데, 사실 제가 요즘 엄청 잘해줬어요. 고생한다고 격려도 많이하고, 회사얘기를 많이 풀어놓는 편인데, 듣다가 칭찬할 일들은 그냥 안넘기고 진심으로 칭찬하고요. 작은 일에도 고마운 일은 꼭 고맙다고 하고, 남편 얘기는 늘 웃어주고요. 제가 생각해도 저같은 부인 있으면 좋겠다 싶어요. 

근데 저도 이런 마음이 드는 이유가요, 지금 휴직한지 일년 됐어요. 이유가 있어서 휴직중이라, 종일 집안일 하고 쉬고 병원 다니고 그래요. 힘들면 쉴 수 있으니까 짜증날 일이 별로 없어요. 회사다니느라 고생하는 남편 집에 들어오면, 최대한 쉬게 해주고 싶어서 노력해요. 

 

이제 곧 복직인데 걱정이네요. 퇴근하고 혼자 청소하고 요리하고나면 짜증이 솟구치는데... 우짜냐.. 하면서요. 

 

결론은,

부부사이도 몸이 좀 편해야 노력할 여유가 생긴다? 이런거려나요. 무튼, 이 기운이 오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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