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부동산 정책의 교과서로 삼는 대표적인 나라는 독일과 싱가포르입니다.
싱가포르는 양도세는 없지만 취득세가 매우 높습니다.
2020년 취득세 중과를 결정할 때,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세율의 싱가포르를 참고해 취득세 중과를 8배~12배로 올렸습니다.
9·7대책에서도 밝혔듯, 현 정부의 공급정책은 LH가 주도하는 공공임대 중심 구조입니다.
한국 정부가 꿈꾸는 공공임대의 모델은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독일식 임대사회’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때 스웨덴이 ‘주거복지의 천국’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오히려 '주거지옥'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심각한 사례가 바로 ‘임대주택의 모범국가’로 불리던 독일입니다.
베를린의 집값 폭등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사실입니다.
독일은 국민의 절반 이상이 무주택자이며, 오랫동안 ‘세입자 중심 제도’로 임차인 보호가 잘 되는 나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특히 베를린은 무주택자 비율이 85%에 달합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세계에서 가장 큰 폭의 집값 상승을 겪으며, 임대료 급등·공급 부족이 겹쳐 “임대주택 천국”이라는 명성은 과거의 신화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집값과 월세의 동반 상승>
집값 상승 속도가 소득 증가를 한참 앞질렀습니다.
15년 전만 해도 “열심히 일하면 집 살 수 있다”고 믿었던 독일의 중산층은 이제 ‘평생 월세 인생’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습니다.
자산 격차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까지 벌어졌습니다.
2025년 독일의 임대료 상승률은 약 6%에 달하며, 가처분소득 대비 주거비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결국 가장 큰 피해자는 무주택자입니다.
<공공임대 부족>
독일 사회는 오랫동안 “집을 사기보다 평생 임대해 산다”는 사회적 합의에 기반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공공임대(social housing)를 얻는 걸 두고 “복권에 당첨됐다”고 표현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 합의는 이미 무너졌습니다.
집값 폭등으로 내 집 마련이 멀어진 무주택자들은, 이제 살인적인 월세를 감당하며 버티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임대 위주 정책이 자산 양극화 초래>
독일은 유럽에서 자산 불평등이 가장 심한 나라입니다.
상위 1%가 전체 자산의 35%를, 상위 10%가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하위 50%의 자산 비중은 1.3%에 불과합니다.
자산 양극화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독일 정부의 임대 중심 정책이 지목됩니다.
만약 자가보유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쳤다면 지금과 같은 불평등은 상당 부분 완화됐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한국의 전세, 사라지는 안전핀>
세계에서 월세가 가장 저렴한 나라는 러시아, 두 번째가 한국입니다.
하지만 주택 수준을 고려하면 사실상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저렴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전세’라는 제도가 월세 상승을 억제하는 완충장치로 작용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 안전핀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