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말뽄새 얘기가 나와서 생각난 잊지 못할 말들

언니가 결혼 25년만에 내집 장만에 성공했어요. 맞벌이로 열심히 벌었지만 시댁 생활비 드리고 아이 학원보내고 청약에 당첨되어도 모아둔 돈이 부족해서 포기하기를 계속했나봐요. 아버지 돌아가실 때 유언이 너는 집이 있는데 언니는 집이 없잖아. 도와주라는 뜻이었죠. 그래서 유산 현금은 언니한테 몰아줘서 서울에서 핫한 신축 대단지에 드디어 집을 사게 되었어요. 언니도 엄청 좋아하면서 집들이도 여러번 했고요. 그런데 치매 엄마를 제일 먼저 모시고 가서 구경시켜 드렸더니요. 엄마가 아무말 없이 둘러보고 나오면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혼자 중얼거리셨대요. 무슨 집이 코딱지 만해. 제가 봐도 평수에 비해 좀 작게 빠졌다 싶었는데 이 상황에서 그 말을 입밖에 내다니요. 아무리 치매라지만.

 

또 하나. 저 대학가서 처음 연애라는 걸 했는데요. 남친이 자기 엄마한테 사귀는 여친이 생겼다고 얘기 했대요. 엄마한테 소개시켜주고 싶은 여친은 니가 처음이다 그런 뜻으로 자랑스럽게 대화 내용을 전했어요. 어떤 아가씨냐고 자세한 얘기를 듣고 사진도 보더니 어머니 말씀. 그래 엄마가 하나는 용서해 줘야 너도 장가를 갈 거 아니냐. 학벌 집안 인물 셋 중에 하나는 양보할 마음 가지고 있었다. 그중에 인물만 빠지니 다행이다. 그 정도는 엄마도 눈감아 줄수 있어. 그 얘기를 기쁜 마음으로 전하는 남친 말을 들으면서 저도 다행이다 생각했던 철없는 시절이 있었네요. 내 인물을 용서해 주신다니 어머님은 인품이 태평양같으신가봐 ㅎㅎㅎ

 

왜 그렇게 쓸데 없는 말들을 할까요. 나이가 들수록 아무래도 입은 다무는 게 낫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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