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곰탕,나물이 가난해서 나온 음식일까요?

요즘 한식을 두고

“곰탕이나 나물 같은 건 먹을 게 없어 나온 음식”이라는 얘기를 종종 보는데, 개인적으로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곰탕처럼 오래 끓이는 음식이나, 나물처럼 손질에 시간이 많이 드는 음식은 사실 당장 굶어죽을 수 있는 사회에서는 유지되기 힘든 조리 방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맛을 위해 불을 오래 써야 하고, 연료를 감당해야 하고, 한 사람이 음식에 꽤 많은 시간을 써야 하잖아요

 

동시대 유럽이나 일본을 보면, 연료 사용이나 조리 시간이 강하게 제약되어 있어 영주 허락 없인 산에서 땔감 캐오거나 그냥 잡힌 작은 동물 하나 마음대로 먹는게 불가능했다고 알고있는데요

그래서 빵을 마을 공용화덕에서 (영주에게 세금내고) 한 번에 구워 오래 먹거나, 짧은 화력의 조리가 중심이 된 경우가 많았던 걸로 알고 있어요

 

반면 한식은 국·탕처럼 오래 끓이거나, 나물·장류처럼 시간과 손이 많이 드는 음식이 생활 속에 자리 잡았죠

이걸 단순히 “가난해서 뭐든 먹었다”라고 보기보다는, 불과 시간, 식재료 선택에서 서민층도 비교적 자유로웠던 흔적, 즉 동시대 기준으로는 생활의 여유와 자율성이 있었던 사회 구조의 결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조선 사회가 풍요로웠다는 뜻은 아니지만, 한식의 조리 방식 자체는 ‘빈곤의 상징’이라기보다 오히려 그 빈곤 속에서도 유지될 수 있었던 자유도의 증거로도 읽힐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  좀 억울해져 나물에 감정이입해 글 올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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