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해보는 입시라 어리바리하게 어쨌든 치뤄냈더니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가네요
몇 가지 끄적거려 봅니다.
1. 라떼에 비해 정말 점수차이가 촘촘하다
저희 애가 이번에 국어를 망쳐서 모고보다 1-2 등급 떨어진 등급을 맞았습니다. 탐구도 둘 다 1등급에다 수학, 영어도 다 괜찮게 봤어요. 그런데 수시 광탈 후 정시 지원을 하려니 이건 내가 생각지도 않은 대학 레벨을 가야하네요? 어쨌든 애도 저도 재수는 절대 반대라 갈 수 있는 데를 올해 가자. 정 미련이 남으면 반수를 하자. 이런 생각으로 안전빵 1을 포함해서 지원했고 결론은 그 하나만 합격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잘 모르고 극상위권만 점수가 촘촘한 줄 알았는데 이건 뭐 모든 대학, 모든 학과가 학생들이 소수점 차이로 빼곡하게 줄을 서 있더라고요. 작년 합격생과 불합격생 점수차가 0.01인 경우도 봤고요. 우리 때는 전과목을 봐서 그런가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변별력이 낮다는 것에 다시 한번 극상위권이 아닌 우리 아이는 재수를 하지 말자는 결론을 얻었네요. 한 과목만 당일에 삐끗해도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겠더라고요.
2. 사교육은 정말 가성비가 떨어진다
입시 결과를 받고 나니 아니 내가 지금까지 쳐(^^;) 들인 돈은 다 무엇이었나 회의감이 몰려들더군요. 물론 그걸 투자 안했다면 이 정도 성적도 안나왔겠지만 내가 그 돈을 모아서 나중에 애한테 목돈으로 주면 평생 엄마 최고 소리 들었을 텐데....
그래서 첫째보다 성적이 낮은 고1 둘째에게 슬쩍 말했어요. 사교육이 너무 가성비가 떨어진다....제 느낌상은 갈수록 애들이 정말 전과목을 학원을 다녀요. 인강에 관독까지 다니니 허리가 휩니다 (애들이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이걸 안하면 좀 모양빠진다는 생각들을 하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둘째에게 말했어요. 엄마는 전문대도 상관없으니 실용적인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과를 가거라. 그럼 사교육비를 돌려서 너의 취미학원에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요 (일단 대학을 가고 다른 꿈을 펼치겠다는 고민이 많은 아이예요).
3. 현역은 무조건 수시가 정답이다
뭐 다른 분들도 다 아시겠지만 정말 수시랑 정시랑 갈 수 있는 대학이 격차가 너무 커요. 한 레벨이 아니라 몇 레벨이 떨어지더군요. 이게 맞나 싶기도 한데 대학이 바보도 아니고 수시 애들이 재수한다고 때려치지도 않고 성적도 만족스러우니까 그렇게들 뽑는 거겠죠?
학교 내신이 빡세서 저희 아이는 6논술을 썼는데요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아무리 논술이지만 너무 높여서 썼던 것 같아요. 정시로 갈 수 있는 대학과 수시로 갈 수 있는 대학이 이렇게 하늘과 땅 차이라는 걸 미리 알았다면 훨씬 낮춰서 원서를 썼을 것 같네요.
저는 원서 쓰면서야 겨우 감만 좀 잡은 진짜 초보라 코웃음 치실 수도 있겠지만 제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봤습니다. 결과에 많이 실망한 건 사실이지만 제가 현실을 몰랐다는 생각이 이제야 들고요. 아이한테도 그랬어요. 그래도 그나마 만족스러운 학교에 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이냐고요.
이제 아이가 들어가서 재미있게 학교 생활 잘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