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십 몇년전, 우연히 레페토 신발 공장이 있는
프랑스 한 지방을 가게 되었어요.
아직도 프랑스인들이 뚝딱거리며 만드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이 신는 그 레페토 신발?
하며 공장에 딸린 레페토 매장은 좀 싸다 하길래
하나 건져볼까 기웃거렸지만
아무리 공장 매장이라도 도저히 제 형편에는 살수없는 너무 비싼 가격이였어요. 그때 저는 매우 가난하고 미래가 불투명했었는데
사람들 모르는 레페토 공장 매장까지 와서 그걸 하나 못사는구나 하고 약간 신세 한탄 같이 하며 지나갔었죠. 그 이후에도 레페토 신발은 파리 오페라 수석 발레리나가 화려하게 선전을 하면서 아무리 홀려대도 비싸서 딱히 사고 싶지도 않을 뿐더러 점점 편한 신발을 찾다보니 내 취향도 아니게 되어 관심을 끊고 살던중
오늘 우연히 들린 아울렛에 그 레페토 신발이 세일의 세일을 해 거의 한국돈 2만원까지 내려온걸 구석에서 발견해서 한번 신어봐? 하고 신어보니 너무 발이 편하고 마침 제가 딱 좋아하는 디자인과 색깔이였어요. 너무 싸길래 한사이즈 큰건 올케 주려고
두컬레를 4만원돈 주고 사가지고 오면서
십몇년전 아름답던 프랑스 지방, 레페토 공장이 있던 그 마을의 제가 생각이 났어요.
지금은 아울렛가격 아니고 제가격 주고도 살수있는 형펀인데, 그때 레페토 신발을 아쉬워 하던 저는 훨씬 젊었고 순수했거든요. 시간이 흘러 자리잡고 안정적이고 여유로워 지는건 좋지만 그때의 젊음과 풋풋함이 더 그리워져서 그런지, 몇십만원짜리 레페토 신발을 몇만원에 사가지고 오면서 뭔가 늙어감을 조금이라도 보상받려는 심리인듯 땡잡았다는 억지 통쾌함을 느끼며 거실에서 신고 돌아다니다 팔이에 글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