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직장 다녀서 애기 키워주려고
신혼집을 가까운 곳에 얻었어요
산후조리원에서 퇴원하고 매일 출근해서
애 봐주다 한달 정도 지나서 지독한 독감이 걸려서
이주를 못 갔는데 몸이 아픈 것보다
딸 걱정 애기 걱정되서 더 힘들었네요
애가 안아줘야 자고 잠을 안 자서 두배는 힘들었는데
두 달째부터 낮잠은 잘 안 자지만 밤에는 잘 자요
77일째인데 딸이 엄마 몸 생각해서
일주일에 3일 정도만 오라고 해서 매일 가지는 않지만
애기 보고 싶어서 더 가게되더군요
반찬 해가고 애기 봐주고 놀아주고 딸 입장에서는
매일 와주는게 좋긴 하겠죠
그런데 요즘 갑자기 폭풍 옹알이를 하고
저를 보면 씩 웃는데 얼굴을 알아보는 것
같다는 착각을 하게 되네요
제가 원래 애를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딸이 애를 안 낳는다고 했어도 ok 했을텐데요
막상 애를 낳으니 손주가 자식보다 더 이쁘다는 말을
이해하겠더라구요
집에 오면 애기 얼굴이 아른거리고 빨리 보고싶고
그런 증상이 생겼어요
남편도 같은 증상이 있구요
그렇다고 남한테 자랑하는 민폐짓은 절대 안 하구요
시누이들과 친정언니가 애 사진 왜 안 올리냐
사진 좀 보여줘라 할때만 한 두장씩 보여줘요
빨리 커서 이쁜 옷 사주고 장난감 사주고 싶어요
백화점이나 아울렛 갈때마다 애들 옷 코너 둘러보게
되더군요
58세 처음에는 할머니 소리 듣는게 충격으로 느껴졌는데
자연스럽게 내입에서 할머니라는 말이 나오니 참
정년퇴직한 남편이나 저나 애기가
삶의 활력소가 된 기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