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버지는 몇 년 전 허리 수술이 잘못되어
거동이 불편해지셨고, 그 이후 재활요양병원에 거의 2년 가까이 입원해 계십니다.
저와 남동생네 모두 맞벌이라 가까이 사는 제가 모든 잔심부름을 도맡아 하고 있어요.
기저질환도 많으셔서 정기적으로 다니는 병원만 해도 7곳이나 되고, 그것도 전부 제가 모시고 다녀야 합니다. 한 달에 1~2번은 외래 진료를 위해 병원에 모셔야 해서 조퇴를 쓰는 것도 점점 버거워지고요.
제 아이들도 아직 중학생, 초등학생이라 신경 쓸 일이 많은데, 아버지까지 이러니 정말 여러모로 힘이 듭니다.
남동생네도 아버지때문에 2주에 한번씩 내려오고 이래저래 고생을 많이 하고 있고
모두가 힘이 드는 상황입니다.
몸이 힘든 것도 힘들지만, 제일 힘든 건 아버지가 나이가 드시면서 치매와 강박증까지 동반되어 증세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원래도 성격이 좋은 편은 아니셨는데, 처음 거동이 불편해졌을 때는 개인 간병인을 썼다가 두 달 동안 10명이 넘게 교체됐습니다. 하나같이 더는 못 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된 거예요.
지금은 지팡이를 짚고는 걸으실 수 있어서 간병인은 없지만, 강박증과 조급증이 심해지시고 남을 배려할 수 있는 상태도 아니다 보니 병실 사람들과 자주 크게 다투십니다.
병원 전화번호만 떠도 가슴이 탁 막히고, 전화를 받으면 늘 죄인이 된 기분이에요.
정말 문제아 부모를 둔 심정이 이런 걸까 싶더라고요.
이번에도 다른 환자분께 큰 실수를 하셔서 그 수습을 하느라 온 가족이 마음고생을 엄청 했습니다.
간호사 선생님들께 짜증을 내실 때도 많고요.
뭐 하나에 꽂히시면 자녀들한테 전화를 2~30통씩 해서 괴롭히기도 하세요
이제 또 병원을 옮겨야 하는데
제가 사는 지역 요양병원들은 1~2인실 같은 소인실도 없어서 더 어렵습니다.
어릴 때 항상 저희를 위해 모든 걸 해주셨던 아버지인데, 이제 나이가 드셔서 이런 모습들을 보니 속상하기도 하고 마음이 너무 아파요.
10년 전에 엄마를 급히 떠나보내면서, 아버지만이라도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는데…
이런 모습들을 마주하고 나니 너무 속상하고
앞으로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질일은
없는데 서럽고, 마음이 무너집니다.
이런 이야기는 어디다 할수도 없고
그냥 여기다 푸념해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