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학습된 E

72년생 고등 교사 입니다.

2017년부터 지금까지

연속으로 고3을 지도했고

2026년도 고3 배정받았다고

오늘 연락받았습니다^^;;

 

25년 제 자녀가 고3이었습니다.

저를 아는 모든 학생이

제 조언을 다 듣는데

내 아들만 제 말은 쌩무시 ㅡ.ㅡ...

 

결국 미적, 과탐2개 선택하고...

수시6장 자기 맘대로 쓰고

1차 합격한 3개는

수시 납치된다고 면접을 안가고

(도대체 그럼 왜 거길 쓴 거냐!!)

 

정시로 간다고 우겨서

또 지맘대로 3개 쓰고

(1개는 내가 쓰라는데 썼다고 우김...)

 

암튼 지난 10년간

방학때 항상 출근했었는데

이번 방학때 처음으로

학교에 자녀입시 문제로 양해를 구하고

공식적으로 출근 업무가 없었습니다.

(수시원서 쓸 때,

제가 매일 22:30에 퇴근했는데

그 당시 아들이 원서를 지맘대로 쓴 거 

학교 측에서 다 알아서

ㅡ아들과 통화할때 제 언성 높아져서리ㅡ

암튼 정시 때 양해를 해주심)

.

.

.

저는 어릴 때 

정말 수줍음 타는 아이라

말을 거의 안하는 집순이 였어요.

바깥 놀이는 한 적이 없고

점심시간에 교실밖으로 나간 것이

5학년때가 처음 이었어요.

 

그런 제가 어쩌다 사범대학을 가서

교사를 하게 되었는데

왠걸~~

엄청 적성에 맞더군요.

 

학교만 오면 말도 잘하고

적극적으로 업무처리 하고

예산이랑 프로젝트 따오고

애들에게 엄청 공들여 활동해요.

 

수업할 때나 활동할 때는

파워 E가 되어버림^^

 

근데 집에 오면 바로 시체에요.

학교에서는 정말 행주짜듯 

나를 짜내서 살았다고 보면 됩니다.

 

근데 오늘 서류 떼러 간만에 밖에 나갔다가

이번 1월에 집 현관을 나선 적이

몇 번인가 세어보니

오늘까지 딱 3번 이네요...

 

쓰레기, 재활용도 제가 안버리고

운동도 안나가고

그냥 청소,요리,빨래 하며 집콕 했는데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심지어 전화도 먼저 걸은 적 없고

받은 것 몇 통이 다 에요....

 

평상시 수업 중에 말을 많이하니

이런 기간엔 아무 말 안해도 좋더라구요.

 

벌써 다음 주에 개학인데 

또 고3이란 전화를 받고

이제 이런 방학은 다신 없겠구나...하다가

 

문득 극I여도 직장에서는

학습된 E로 사는 

여러 워킹 우먼이 많을 것 같아

글 한번 써봤습니다.

.

.

그나저나

우리집 황금돼지는 정시에 붙을까요.

이 녀석이 6명 뽑는 과에 넣었어요ㅜㅜ

진짜 미촤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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