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동유럽 패키지 여행 갔다가 '빌런' 할머니 만나서 밥 숟가락 놓고 왔네요

 

지난 추석 때 급하게 여행을 가려다 보니 항공권이 없어서 처음으로 동유럽 패키지를 갔어요.

거기에 한 할머니가 50대 아들이랑 40대 딸이랑 같이 오셨길래, 처음엔 '와, 자식들이 진짜 효자 효녀네' 하고 좋게만 봤죠.

사건은 어느 날 점심, 중식당에서 터졌어요. 10명 정도 앉는 큰 원형 회전 테이블이었는데 저희 가족이랑 자매 팀, 부부 팀, 그리고 그 할머니네 가족이 같이 앉았거든요.

음식이 10가지 넘게 계속 나오는데, 와... 진짜 눈을 의심했어요. 고기나 튀김처럼 맛있는 건 할머니 앞으로 올 때마다 자기 접시에 아주 산더미처럼 쌓으시더라고요.

저희 가족은 자유시간에 간식을 먹어서 먹을까 말까 하던차에 그래도 조금이라도 먹을까 하고 앉았고,
옆에 자매 팀은 햇반 드시느라 정작 나온 요리는 손도 안 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탕수육 등 고기 음힉은 접시가 한 바퀴 돌기도 전에 할머니를 지나는 순간 딱 서너 조각 남은 거예요. 저희 가족과 자매팀은 한 조각씩도 못 먹게 된 거죠.

그나마 인기가 없어서 세 바퀴째 돌고 있던 양배추 볶음이라도 좀 먹어볼까 싶어서 회전판을 살짝 돌렸어요. 그런데 그 순간, 할머니가 식당이 떠나가라 소리를 버럭 지르는 거예요!

"어디 감히 사람들이 덜지도 않았는데 음식에 먼저 손을 대!!!"

순간 식당 안이 정적...

알고 보니 화장실 간 자기 아들이 아직 못 덜었는데 제가 판을 돌렸다는 거죠.

아니, 본인 접시에는 이미 고기가 탑처럼 쌓여 있고,
남들은 볶음국수니, 소고기 볶음이니 대부분  못 먹었는데 다들 말없이 참고 있었고
먹지도 않던 양배추 한 점조차 아들 주려고 못 가져가게 난리를 치시는데... 진짜 어처구니가 없더라고요.

너무 크게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치시니까, 저희 가족도 그렇고 옆에 자매 팀도 기분이 확 잡쳐서 그냥 그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와버렸어요.

즐거운 여행 와서 싸워봤자 분위기만 망칠 것 같아 참았는데, 나중에라도 사과 한마디 없더군요.

아들이랑 딸도 가만히 있고...

지금도 여행 사진 정리하다가 그 할머니 얼굴만 떠오르면 자다가도 불쑥불쑥 화가 치미네요.

이래서 다들 패키지 가지 말라고 하나 봐요. 이제 절대로 패키지 안 가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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