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등학교 3 학년 때 야자 끝나고 집에 오면 여명의 눈동자 중반부쯤 하고 있었던 거 같아요. 그때 고 3인데도 학교에서 선생님들도 이 드라마는 볼 수 있으면 니들도 꼭 봐야 한다고 했던 거 기억이 나서 씻고 간식 먹으면서 봤어요.
다른 여러 가지들보다 장하림이 눈에 들어왔어요.
우선 동경대 의대생에 영어도 잘하고 무엇보다 사람이 안정감 그 자체. 그러면서도 내면은 너무나도 강한 사람.
저는 그 드라마 내내 이 사람만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아마 그 어린 마음에 이 사람을 아주 이상적인 인간을 넘어 남자로 본 거 같아요.
그래서 대학을 가자마자 의대생들하고 조인으로 하는 동아리를 기를 쓰고 들어갔다니깐요.
의대생 몇명한테 대시 받았는데 내 스타일들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그냥 못사귀고 있다가 졸업할 때쯤
1년 휴학했다가 다시 의대에 복학한 의대생 하나가
그 동아리에 들어왔는데 첫 느낌이 딱 장하림인 거예요.
그렇게 제가 표 안나게 슬금슬금 다가 갔어요.
그리고 대시 받았죠.
결혼해서 살아보니까 진짜 장하림하고 비슷한 면이 많아요.
겉은 한없이 따뜻하고 부드러운데 속은 강한 사람. CCTV가 있던 없던 그 어떤 소소한 불법도 저지르지 않는 사람.
인류애가 있고요.
제가 말하고 싶은 건 고3 때 그러니까 10대 후반만 돼도
이상형은 이미 정해지는것 같아요.
여명의 눈동자 장하림을 보고 꽂힌 건 그런 남자를 추구하는 성향이 이미 있었던거죠. 장하림이 딱 그 이상형의 응축물이었고요.
어제
우연히 YouTube에 여명의 노동자가 떠서 보다 보니까 댓글들이 하나같이 장하림 같은 남자랑 결혼해야 된다고. 그래야 인생이 평화롭다고 이런 댓글들이 많더라고요. 새삼 고 3 수험생 때 극중 장하림만 나오면 마음이 평화로워지면서 가슴 콩닥콩닥했는데 그 어린 나이에 어찌 시야를 가졌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