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제 마음을 모르겠어요

시집시구들 안보고 산지 10년이 넘었었어요

10년동안 시부모님이 차례로 아프기 시작했고,

시모 건강할때 남편 부탁에 못이겨

잠깐씩 몇번 뵌적 있지만
의미 없는 만남이었고 두분을 뵙고 나면

후유증으로 힘들었어요.

오래전 일인데도 부당하게 당했던 일들이 더 선명해질뿐이라...

현재 두분 다 요양병원에 계신지 3년 되어 가요.

남편 혼자 두분을 전담 하느라 힘들어 하는걸 알면서도 전 모른척 했었어요 
다른 자식들도 모른척 하는데

왜 내가 신경써야 하냐? 동생들한테 요구해.

 내가 찾아뵌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내가 할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며

남편 요청을 애써 외면해 왔어요.
음식을 싸보내거나 필요물품들 대신 주문해 주는 정도는 할뿐 여전히 마음닫고 살았는데
몇달전 시어머니 외래진료때

어쩔수 없이 같이 갔는데

몇년전 뵈었던 모습과는  달리
70대 중반이라고 믿을수 없을정도로

비쩍 마르고 핏기하나 없이

휠체어에 고개를 떨군채

몸을 못가누는 모습에 놀랐어요.

알아보시긴 할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눈에 촛점도 없어 마치 꺼져가는 불씨같은

시어머니 상태에 대해
남편에게 전해 듣기는 했지만
상상 못했던 모습이었죠.

산부인과 진료라 남편은 밖에 있고

보호자로서 진료실에 남아 진료 후 기저귀까지 직접 갈면서 훅  맡아지는 냄새와 함께 각인된..차마 말로  표현할수 없을 정도로 너무 앙상한 몸은 금방이라도  부서질듯  참담했어요 
뭔지 모를 여러 감정이 뒤섞여 기저귀를 제대로 갈았는지 생각 안나는데  그순간  희미하게 안도감? 같은 마음도 들어서 제 스스로도 놀라 소시오패스인가 싶고 
시어머니는 이제 정말 아무 힘 없고 아무런 말도 할수 없는 그저 죽음을 앞둔 상태나 다름없구나! 기대한적도 없지만 미안하다는 말은 절대 들을수 없겠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그뒤로 요양병원을 옮기게 되어
남편과 함께 여러일을 처리하면서 
최근  자주 찾아 뵙게 되었는데 
시아버지가 무척 반갑게 맞아주셔요.

반신마비에 언어장애가 있어서

휠체어로만 이동가능하고
멀씀을 전혀 못하시지만 갈때마다

제손을 꼭 잡아주세요.  

시어머니 만큼은 아니지만 시아버지 역시

하고픈말은 다 하시던 분이고

시어머니와 함께 상처를 주셨었는데  

 환하게 미소지으며 반가운 얼굴로

처음 대면했을땐 저도 모르게

울컥 눈물이 나서 눈길을 피했었던 제가이젠 시아버지 드실 간식을 남편보다 더 챙기고

외출시 입을 외투가 얇아 두꺼운 외투를 챙기고
식당에서 불편해보이는 서툰 식사를 돕고

무릎담요를 덮어드리는 저를 보면

여전히 해결안된 과거의 일에 사로잡힌채

이중적인 마음을 갖고 있는 위선자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해요
그러다 남편이 부탁이 아니라 아무렇지 않게
시부모님 관련 일들을 저에게 당연하듯이

요구할땐 거부감이 들때도 있고요.
인간적인 연민에서 오는 자발적인 선의로

조력자로서 돕는거뿐이라고 선을 긋기도

하지만 남편은 심리적 경계가 모호하고

둔한 편이라 설명을 해도 이해를 못해요

남편과의 관계를 떠나

제 자신도 복합적인 여러 감정들이 밀려오면
많이 혼란스러워요
이글을 쓰면서도 저는 왜 눈물이 나는지

제마음을 저도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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