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2되는 아들
지난 2년간 정말 힘들었어요.
학교 수업 4시땡하면 집에와서 공부는 아예 안하고, 게임만하고 같이 밥도 안먹고
가족들 마주치지않으려고 새벽6시도 전에 학교가는 애예요.
무척 내성적인 아이이고, 따로 하교 후 만나거나 연락하는 친구도 없고,
학원안다니고, 과외도 안하고요.
저랑 남편이 막 푸쉬하지도 않았거든요. 사춘기라서 그런가? 도무지 이해가 안갔고 안타까웠어요.
공부전혀 안하고 공부 얘기만 꺼내도 잡아먹으려해서 그냥 두었지만 방에서 나오지않고 게임만 하는 아이를 보며, 너무 답답하고 걱정스럽고 때로는 많이 미워했어요
어제는 진로가 걱정되어 고졸후 공장 취업 글 올리기도 했고요.
암튼저희가 2주전 이사를 했어요. 이사 후 아이가 많이 달라졌어요.
남들에겐 평범하지만 우리는 할 수 없었던,
마주보고 대화하고 같이 밥을 먹고, 외출을 하고.
집안 행사에 같이 가고. .이런 일들을 아이랑
아무것도 못했는데
이사 후 형 졸업식도 가고 외식도 하고 같이 밥도 먹고
집정리도 하고요
오늘 아침에 14살때 썼던 편지를 발견해서
제가. . 읽어주며. . 이랬던 우리 땡땡인데. .
그랬더니 아이가
실은 올해 어버이날에도 편지를 썼는데. . 못드렸어요.
지금 드릴게요
하는데. . 저 . .펑펑 울었어요.
미안하고 고마워서요.
(혹시나 퍼가지는 마세요. ㅜㅜ 작가가 아니니 평은 사양합니다. ^^; 사춘기 자녀두신 힘든 어머님들께 공유하고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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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
제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그 아래엔 언제나 부모님의 그림자가 따뜻하게 드리워져있습니다.
보이지않는 곳에서 저를 밀어올리던 그 손길이, 지금의 저를 세우고 숨 쉬게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가며 저는 깨닫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바람처럼 흔들려도
부모님의 사랑만은 대지처럼 묵묵히 저를 받쳐주었다는것을요.
때로는 눈물로, 때로는 미소로. .
그 사랑은 제 안에 깊게 스며들어 한 줄기 빛이 되었습니다.
삶이란 긴 강을 건너오며 저는 수 없이 흔들렸지만
언제나 물가에는 부모님의 마음이 파도처럼 머물러있었습니다. 그 물결이 제 불안을 다독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했습니다.
부모님,
저라는 존재가 하나의 나무라면, 그 뿌리는 부모님이시고,
그 뿌리는 사랑으로 저는 비로소 하늘을 향해 자랄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저는 그 그늘 아래에서 자랍니다.
그리고 그늘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세상에서 가장 큰 위로를 느낍니다.
부모님, 제 삶의 모든 이유이신 두 분께
조용히 그러나 온 마음을 다해 말씀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