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여러 사정이 있겠지만 슬픈 사정은 아니고요
아이가 그렇게 영특한 편은 아니라
어차피 학군지에 있어도 별일은 없겠더라고요.
저는 원래
알래스카에 떨어뜨려놔도
냉장고 팔고 잘 살 사람입니다
아이는 초등부터 와서 살았는데
학원 안 보냅니다.
못 보냅니다. 편의점도 없어요. 여기는.
사실 수도도 없어요.
저는
원격으로 일할 수 있어서 일합니다.
남편 돈으로 받아먹고 사는 거 아닙니다.
30분을 100키로 넘는 속도로 달려
읍내에 있는 중학교에 가서 지난 학기에 일을 했어요.
수업을 했습니다
이제 다시 안나갈 거예요.
애들이 열심히 안하거든요.
걔네 가르치는데 내 인생이 아깝더라고요.
그때 그 와중에 내 수업 시간에 영어 단어 외우는 애가 있었어요
책을 봤더니 아주 기초였습니다
근데 단어에 한국어로 모든 발음을 소리 난 대로 썼더라고요
그래서 왜 이렇게 하냐니까
그게 학원 숙제라고 하더라고요
그 학원은 읍내에 가장 큰 학원이에요
3층 건물을 통으로 쓰거든요.
저는 여기가 좋아서 계속 살 생각이에요.
다행히 이웃과도 잘 지내고
튼튼하고 좋은 집도 장만하고
우리 아이가 여기서 입시적으로 유리해서 대학을 학군지보다 결과적으로 잘 갈 수도 있겠죠.
저는 강남 사는 친구 중에
강남 떠나면 못사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유리하다고 여기 올 수 있을까요.
은마 아파트 녹물 나온다고요?
여기는 수도가 없습니다.
우리 아이와 공평을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공부가 공평하려면
모든 아이의 집에 에어컨이 없어야 된다고
아니면 에어컨을 달 돈이 없는 집에
에어컨 달아주고 공평을 얘기해야 된다고
여름에 에어컨없이 어떻게 공부합니까?
어차피 공평할 수 없는 게 세상입니다
엄마가 아무 데나 가서
살 수 있는 생활력이 있고
전과목을 질문하면 가르쳐 줄 수 있는게
불공평하다고 하면
재벌집에서 해외 연수 보내고
전과목 과외 붙이는 거는 괜찮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