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분의 향기

 

무료한 주말 오후에 거실에서 뒹굴거리며

팔 베게를 반듯하게 하고 누워있다가

까무룩 잠이들었나 보다
그런데 누가 와서
내 얼굴에 분(옛날에 땀띠 나면 바르는 분)을

정확하게 코와 입 중간에 살짝
터치를 하고 내 머리맡에 앉았다.
분의 냄새가 코로 확 느껴지며 입안에
분가루가 들어가서 입을 다물어 버렸다.
잠결에 생각했다. 이웃에 있는 사촌이
놀러와서 또 장난을 치나보다 

살짝 부끄럽기도 하고 멋적어서 아
일어나야지 하며 얼마동안 누워있는데 

주변을 왔다 갔다 빗자루질도 하고
수근거리며 꼭 나를 쳐다보는것 같아
에이 뭐야 장난이나 치고 하며

눈을 뜨고 일어났는데 아무도
없었다.
없을 수 밖에 없는것이 비밀번호를

아는사람과 이곳에 올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잠깐
어리둥절 했었다.
나의 타임라인이 순간이동을 하여
수 십년 전의 어느 외곽 과수원집

툇마루옆 작은방으로 돌아간것만 같았다.
그시절 칠 남매나 되던 사촌들이

이웃에 있었고 수시로 왕래 하던 때라

늘상 당하던 일이였다.
이제는 모두 각처에서 연락도 없이 살고 있고 

한분은 이미 돌아가신지 수년이 지났는데
장난이 없었던 부모님은 오실리 만무하고
아 누가 왔다 가셨나?
분의 향기는 아직도 코 끝에 남아 있는데...

 

최근 많이 읽은 글

(주)한마루 L&C 대표이사 김혜경.
copyright © 2002-2018 82cook.com. All right reserved.